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PF 사업 관련 분쟁이 발생할 경우 법적 분쟁에 앞서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와 대한건설협회, 법무법인 지평지성은 상의회관에서 'PF 건설사업의 위기에 따른 법적 문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건설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부동산 PF의 위기와 법적 쟁점'에 대한 주제발표자로 나선 법무법인 지평지성 황승화 변호사는 "PF자금으로 부동산개발사업을 추진하던 시행사가 부도나면 대주단, 시공사, 수분양자 등 다수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책임준공의무 등 관련 당사자들간의 법률관계가 아직까지 판례나 학설로 확립돼있지 못해 사회적인 혼선이 증폭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의 위기가 사업 관련 당사자의 개별적인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PF 관련 분쟁이 현실화될 경우 장기간의 시간이 소요되고 특정 당사자를 위한 일방적인 해결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은 법적 해결보다는 합의를 통해 원만하게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PF사업을 추진시 사업약정서, 대출약정서 기타 PF대출 관련 약정을 체결할 때 관련 당사자의 합의내용 및 합의 동기 등을 보다 명확히 규정하도록 노력함으로써 분쟁발생을 최대한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회사 회생과 M&A'에 대한 주제 발표에 나선 홍성준 변호사(법무법인 지평지성)는 "최근 건설경기 침체와 금융경색의 지속으로 PF 건설사업을 둘러싼 도산의 리스크가 매우 높아지고 있는데 이 같은 건설사업의 위기가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어 법적 절차를 통한 채무 및 사업 구조 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회사의 수익력을 보존하고 채권자와 채무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기 위해서는 채무조정을 통해서도 회생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 전 회생절차를 조기 신청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채무조정이 수반되는 회생절차를 통해 우발채무가 제거된 건설회사의 경우에는 적극적인 M&A를 통해 회생절차를 종결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병국 소시어스 대표이사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와 건설경기 실사지수 추이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에 건설경기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워크아웃 및 회생절차를 통해 잠재부실이 해소된 중견 건설사가 M&A 대상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국내외 자금시장 경색은 M&A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수근 GS건설 변호사는 “국내 PF 건설사업에 있어 금융기관 우위의 사업구조와 불공정한 사업약정이 개선되어야 하고 상가나 복합몰의 수분양자들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법원이 부도난 사업장의 조속한 회생을 위해 사업약정에 따른 시행권 인수 절차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명재 KB국민은행 금융개발ㆍ관리팀장은 “현재와 같은 주택산업의 위기 상황은 우리나라가 주택의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선택한 선 분양제도가 가져온 구조적인 문제라고 보여지며 이제는 이러한 선 분양제도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창희 원광대 법학과 교수는 “PF 사업약정에도 불구하고 회생절차 진행시 시행권 인수 과정에서 준공된 미등기 건물을 시공사나 대주단의 의사에 따라 처분하는 것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러한 문제점 개선을 위해 제소전 화해의 집행가능성을 증대시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두성규 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장은 “현재의 미분양 해소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며 건설회사 상호간의 이행보증으로 인한 우발채무의 불확실성 증가로 건설시장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현재의 구조조정은 금융권 주도로 대주단협약을 통하여 추진되고 있으나 향후 건설업계의 자체 자구노력과 정부ㆍ금융권의 구조조정 등이 다양화될 필요가 있고 건설사의 M&A 활성화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시장구조로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