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은 15일 "최근 미국 특허심판원(PTAB)의 결정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이 결정의 본질적 내용을 왜곡하면서 아전인수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정정당당하고 떳떳하게 소송에 임해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특허 무효심판(IPR) 8건에 대해 PTAB가 모두 각하 결정을 낸 것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특허청의 정책 변화에 따라 복잡한 미국 소송 절차 중 일부가 진행되지 않는 것을 마치 실체법적으로 자사에 유리한 판단이라고 왜곡하며 호도하고 있다"며 "이번 배터리 이슈의 본질인 영업비밀 침해와 특허침해 등의 근거도 없는 왜곡주장 대신 대기업다운 정정당당한 대응을 하라"고 촉구했다.
SK이노베이션은 PTAB가 심판에 각하한 것은 절차적인 이유일 뿐이고, 본질 쟁점에 대해서는 LG에너지솔루션 특허의 무효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강조했다.
작년 초부터 PTAB가 IPR 결과보다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의 소송 결과가 먼저 나온다고 판단하면 중복 청구 사유로 각하하는 결정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양사는 2019년 ITC와 델라웨어 연방법원 등에 '영업비밀 침해', '특허 침해' 등 소송을 주고받았다. 이중 영업비밀 침해 사건의 경우 내달 최종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특히, 미국 특허청장이 지난해 9월 24일 이런 결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을 독려하는 취지의 발표를 한 것을 들며 SK이노베이션은 각하 결정이 단순히 정책적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오히려 PTAB은 위 이유로 IPR을 각하하면서 그 결정 이유에 '특허의 무효성과 관련해서는 SKI가 제기한 8건 중 6건에 대해 SKI가 합리적인 무효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판단'했고, 특히, ‘517 특허에 대해서는 강력한 무효 근거(a reasonably strong case on unpatentability)를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PTAB가 절차적 이유로 사건을 각하하면서도 ITC에 특허 무효성에 대한 PTAB의 시각을 제공한 것"이라고 해석하며 "이 같은 PTAB 시각을 참고해 ITC 절차에서 LGES 특허 무효를 다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이 제기한 IPR이 개시된 것과 관련해서는 해당 특허가 ITC가 아닌 연방법원에만 계류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연방법원에서는 ITC와 달리 피고가 제기한 IPR이 개시되면 대체로 소송이 중지되기 때문에 이런 결정이 나왔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대규모 글로벌 로펌의 조력을 받는 이번 소송전에서 이런 절차적 차이를 잘 알면서도 이를 무시한 채 LG에너지솔루션의 IPR만이 받아들여진 것이 특허 무효성에 관한 다툼에서 LGES가 우위를 점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며 "심지어 실명조차 없이 출처 불분명의 '업계 전문가들'까지 동원하며 'SKI의 특허 소송전략에 차질이 생겼다'는 등의 사실과는 전혀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데 이는 전형적인 여론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밸류크리에이션센터장은 "미 정부 정책 변경이 사건의 실체 판단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PTAB가 결정 이유에서 명시한 무효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ITC 절차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향후 절차에도 정정당당하게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