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요 문건 습관적으로 찢어...직원들이 테이프로 붙여 수습”

입력 2021-01-18 06:42 수정 2021-01-18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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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문서보전법 무시하고 습관적으로 문서 찢어”
향후 트럼프 관련 수사에 영향 줄 수도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월 2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임 후 첫 행정명령에 사인하고 있는 모습. 워싱턴D.C/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017년 1월 2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임 후 첫 행정명령에 사인하고 있는 모습. 워싱턴D.C/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주요 문서를 습관적으로 훼손해와 트럼프 행정부에 관한 기록물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관련 문서 보존 관련 법을 무시한 채, 문건들을 찢어버리는 습관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백악관 직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손한 문건을 몇 시간을 들여 테이프로 다시 이어 붙여야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대통령기록법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은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청장의 조언을 구하고 의회에 먼저 통보하지 않는 한 임의로 기록물을 파손할 수 없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보낸 행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에 관한 서류를 찢거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후 공식 통역사의 필기 노트를 압수하는 등 기록물을 함부로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에 관한 로버트 뮬러 특검 수사팀과의 회의 중 메모를 한 백악관 법률고문을 질책하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은 백악관 전직 기록 관리자를 인용해 “백악관 비서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법에 따라 문서를 보존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 말을 듣지 않았다”며 “결국 백악관 기록 담당자 10명이 찢긴 문서를 테이프로 붙이는 업무를 맡게 됐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기록에 대한 복원이 완전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는 미국 대통령 사에서 가장 격변의 시기로 꼽히는 트럼프 재임기 역사에 거대한 구멍을 남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오늘날 주요 문서들이 전자 형태로 처리되고 있어 백업 컴퓨터 시스템이 대부분 기록을 캡처하지만, 백악관에서 이러한 시스템에 접속하지 않고 남긴 기록은 캡처할 수 없다고 말한다. 허술한 기록물 관리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저지른 범죄 혐의에 관한 검찰 수사에도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미국 템플대 소속 역사학자인 리처드 이머맨은 “트럼프 정부 당시 백악관은 기록물 관리를 우선시하지 않았을뿐더러 기록물을 숨기거나 훼손하려 한 사례도 여럿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조지워싱턴대 부설 국가안보 문서보관소 등 일부 단체는 백악관 직원들이 개인 이메일 등 비공식적 계정을 통해 주고받은 문서나 전자 기록을 파기하지 못하도록 백악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 단체의 변호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기록법을 심각할 정도로 준수하지 않아 역사적 기록에 큰 구멍이 있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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