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약달러 추구하지 않을 것”…트럼프 정책 뒤집어

입력 2021-01-18 11:19 수정 2021-01-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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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상원 청문회서 불간섭주의 표방할 듯
바이든 재정 부양·연준 제로금리 장기화로 달러 가치 반등 가능성 ↓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약달러 정책을 뒤집을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약달러를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바이든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에 따르면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는 19일 열릴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달러화 약세를 추구하지 않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관계자들은 또 옐런 지명자가 “환율은 시장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시장은 (환율이) 경제 성과 변동을 반영하도록 조정하고, 이는 일반적으로 글로벌 경제에서의 조정을 촉진한다”고 발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와는 달리 달러에 대한 ‘불간섭주의’를 표방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1995년 이후 1998년과 2000년, 2011년 등 세 차례만 환율 시장에 개입하며 25년간 달러화 가치에 대한 언급을 피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달랐다. 그는 취임 전부터 줄곧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에서 우위를 점하자고 강조해왔다.

트럼프는 2019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연준의 높은 금리 수준은 계속해서 달러 강세를 만들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은 2018년 "약달러가 미국 무역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해 외환시장을 뒤흔들기도 했다.

반면 옐런은 달러화 가치에 대해 정기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효용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바이든 시대 정부 인사나 백악관 관료들이 달러화 가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옐런은 무역에서 불공정한 이익을 얻기 위해 환율을 의도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분명히 할 전망이다. 관계자들은 “옐런이 ‘미국은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약달러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려는 다른 나라의 시도에 반대해야 한다’고 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공격적으로 재정적 경기 부양 모드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만큼 달러 가치가 크게 반등할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다. 바이든 당선인은 14일 1조9000억 달러(약 2082조 원) 규모의 부양책을 공개하며 거액의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당분간 금리 인상 계획이 없다”고 못 박은 만큼 제로금리가 계속될 전망이라 약달러가 이어질 수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지난해 6% 이상 하락했다. 이는 3년 만에 연간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또 달러인덱스는 2018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WSJ는 “해외 투자자들이 올해도 달러 약세가 지속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백신 출시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해 미국과 해외에서 불안정한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으며 바이든의 대규모 부양책에 공급이 증가해 단기적으로 달러 약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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