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탈원전 프레임 싸움 속내는…與 ‘감사원·검찰 견제’VS野 ‘자충수 기대’

입력 2021-01-1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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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이 삼중수소 검출 점검을 위해 월성원전을 긴급 방문하려 하자 일부 경주 양남면민이 의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본부 홍보관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이 삼중수소 검출 점검을 위해 월성원전을 긴급 방문하려 하자 일부 경주 양남면민이 의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탈원전을 두고 씨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월성원전 삼중수소 검출 논란을 계기로 원전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반면 제1 야당 국민의힘은 괜한 공포감 조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탈원전은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정책으로 여야가 씨름을 벌여온 지 오래라 현재의 프레임 싸움이 새삼스럽지는 않다. 그럼에도 주목되는 이유는 이번에는 여야 모두 분명한 속내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18일 당 환경특별위원회를 월성원전 현장까지 보내며 이슈화를 시키려 애를 썼다. 괴담으로 지역에 공포감을 조성하지 말라는 시민들의 시위에 둘러싸인 가운데서다. 이는 앞서 논란 당시 한국수력원자력과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이 누출이 아니라 지하 맨홀에서 검출된 것이라 위험성은 없다고 해명했고, 원자력학계에서도 이날 자연발생 삼중수소보다도 작다고 일축했기에 조성된 여론이다.

민주당이 그럼에도 이번 사건을 부각시키려는 건 감사원의 탈원전 정책 감사와 검찰의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수사에 대한 견제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한 원내관계자는 “감사원의 감사에 대해 최재형 감사원장을 민주당이 공개 비판하고 검찰 수사도 정치적이라고 하는 가운데 이런 행보를 보이는 건 감사원과 검찰에 대한 압박이라고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현장조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국정조사 등 국회 차원의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당 차원에서 메시지를 내고 행동을 보여 원전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감사원과 검찰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당 환경특별위원장인 양이원영 의원은 통화에서 “현장조사에서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나면 당에 보고해 국정조사나 입법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감사원과 검찰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본다고 천명해 힘이 크게 실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감사원 감사가 정치적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검찰도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감사 결과가 이첩돼 수사가 이뤄지는 거지 정치적 목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감사원의 독립성과 검찰의 중립성을 위해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국민의힘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마디로 ‘방치’다. 국민의힘은 앞서 지난 14일 이미 월성원전 현장을 찾아 상황을 파악한 상태다. 그 결과 문제 될 게 없다는 확신을 얻어 이미 당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국정조사를 열어 진실규명을 해보자는 메시지를 낸 상태다.

더구나 삼중수소 검출 사건이 발생한 2019년 4월은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국무총리였던 시절이라 설사 중대한 문제가 발견된 데도 ‘제 얼굴에 침 뱉기’고, 문제가 없다면 ‘알면서 키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는 게 국민의힘의 계산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이 월성원전을 찾아간들 없는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 국정조사 하겠다면 얼마든 하자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설사 문제가 있대도 이 대표가 총리 시절 보고를 받아야 했을 부분이라 역풍이 불 거고, 문제가 없다면 정치적으로 이용한 거라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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