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대란 조짐…곳곳에서 물량 달라 아우성

입력 2021-01-1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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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ㆍ모바일ㆍ드라이버 IC 등 반도체 공급 부족
코로나 팬데믹에 위축됐던 수요 급증
반도체 업계 투자에는 신중…생산 증가로 공급 과잉 벌어질 수도

산업계 곳곳에서 반도체 공급 대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부터 모바일 반도체, 디스플레이 구동에 필요한 칩인 ‘드라이버 IC’ 등에서 품귀현상이 빚어져 글로벌 제조사들이 물량 확보에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의 고급브랜드 아우디는 컴퓨터 칩 공급 부족으로 생산라인 가동이 지연되며, 종업원 1만 명을 임시해고했다.

폴크스바겐에 이어 일본의 토요타자동차, 혼다, 닛산도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감산에 돌입했다. 포드와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PCA)은 일부 라인 가동을 멈췄다.

완성차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난해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자 브레이크와 핸들링, 유리창 조정, 거리 센서 등 차량의 거의 모든 기능과 관련된 컴퓨터 칩에 대한 주문을 줄였다.

반면, 최근 3개월간 포스트 코로나 기대감으로 자동차 수요가 급증했고,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분기 주문량은 사상 최고치에 이르면서 반도체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모바일 반도체도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100’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요구한 만큼 생산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가 한정된 5나노 공정에 대형 고객사 주문이 밀리면서 물량 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도별 반도체 수출 추이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연도별 반도체 수출 추이 (사진출처=산업통상자원부)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구동에 필요한 칩인 ‘드라이버 IC’도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패널업체들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대형 TV 패널과 모니터 패널을 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캐파(capaㆍ생산능력)만큼 풀가동하고 있지만, 파운드리 쇼티지(shortageㆍ부족) 상황”이라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반도체가 전체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지만,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섣불리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갑자기 늘어난 반도체 수요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상화되면,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라인 1개 증설에는 약 30조 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이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생산시설 투자를 결정하기도 어렵다. 일시적인 수요 증가인지 지속적인 증가인지 시장과 경제 상황을 전반적으로 다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라면서 “그렇다고 쉽게 결정을 못 내려 투자를 적기에 놓친다면 실기를 하게 된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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