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빚투' 경고음에…은행권, 신용대출 '조이기'로 급선회

입력 2021-01-23 09:00 수정 2021-01-23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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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가계대출 관리 지속 주문…대출한도 축소ㆍ마이너스 통장 발급 중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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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증시 활황 등으로 신용대출 증가세가 다시금 가파르게 증가하자 은행권이 신용대출 취급을 다시 조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연일 '빚투' 경고음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신용대출을 중단했다가 연초에 재개한 은행들은 빚투 과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자 대출 문턱을 다시 높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19일부터 서울보증보험이 보증하는 신한 전세대출 우대금리를 각 항목당 0.1%포인트씩 낮추고, 한국주택금융공사와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하는 신한전세대출도 금리를 0.1%P 올렸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 15일에도 직장인 신용대출 4종의 건별 최고한도를 각각 5000만 원씩 낮춘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22일부터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의 최대한도를 기존 1억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5000만 원 축소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올해 전략 목표인 중금리 대출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전용 마이너스 통장 상품 '우리 원(WON) 하는 직장인 대출'을 2020년 말 판매를 중단했다. 올해 판매는 재개됐지만, 한도는 기존 1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줄였다.

상대적으로 고액 수입자는 의사나 변호사 등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 한도도 줄었다. KB국민은행은 의사와 변호사를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의 한도가 최고 4억 원이었으나 최고 3억 원으로 축소해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의 전문직 대출의 기본한도도 1억5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확 줄어들었다. 다른 은행들도 신용대출 한도 축소 대열에 조만간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초부터 은행권 신용대출 규모는 가파르게 커져 금융당국이 속도 조절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신한·KB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31일 133조6481억 원에서 지난 14일 135조5286억 원으로 늘었다. 10영업일 만에 1조8805억 원 증가한 수치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에 약속한 월간 대출한도 증가액(2조 원)을 벌써 채운 셈이다.

신용대출이 늘어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주요 은행들의 여신담당 임원들과 화상 회의를 통해 각 은행의 대출 목표치를 점검했다. 또 금융위원회도 새해 들어 다시 폭증의 조짐을 보이는 신용대출에 대한 관리를 주문했다.

다른 은행들도 신용대출 축소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줄이는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금감원이 가계대출 관리를 계속 주문하고 있는 만큼 한도를 줄이는 것이 아니더라도 증가 속도를 늦출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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