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 트렌드 더했다…선한 영향력 전파하는 나영석표 ‘윤스테이’

입력 2021-01-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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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
(사진제공=tvN )

‘자기복제’ 비판을 피하지 못했던 나영석 PD의 힐링 예능이 이번에는 통한 모양이다. tvN ‘윤스테이’가 익숙함 속에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선한 영향력까지 펼치고 있다.

8일 첫 방송된 tvN ‘윤스테이’는 ‘윤식당’의 세 번째 시리즈로, 한옥에서 한국의 정취를 즐기는 한옥 체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해외에서 촬영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계획을 변경해 국내에서 촬영 중이다. 기존의 식당 콘셉트에 숙박 옵션을 추가해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손님을 받고 있다.

기본 포맷을 유지하면서 새로움을 가미한 ‘윤스테이’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방송 2회 만에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가구 평균 11.7%, 최고 14.3%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나 PD는 그동안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윤식당’, ‘스페인 하숙’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분주한 도심을 벗어나 조용한 곳에서의 일상을 전해왔다. 그러나 항상 비슷한 부류의 프로그램을 선보여 ‘자기 복제’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전작인 ‘여름방학’은 ‘왜색 논란’과 함께 예상 가능한, 뻔한 내용으로 혹평을 들었다. 이에 나 PD가 전작의 부진을 씻기 위해 ‘윤스테이’를 단단히 준비한 모양새다. 프로그램에 변화를 주기 위한 다각도의 고민과 시도를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tvN '윤스테이' 캡처)
(출처=tvN '윤스테이' 캡처)

한국의 겨울 정취와 한정식을 예능에 잘 녹여냈다는 평이다. 한옥에는 한국 전통 고무신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고무 재질의 슬리퍼, 청사초롱 모양의 랜턴, 전통식 나무 머리빗, 비단 이불, 제기, 팽이 등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아이템들을 갖춰놔 투숙객들과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영석 사단’의 활용법도 관전 포인트다.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 최우식은 각자 역할을 맡아 손님들의 하룻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배우 각각의 매력을 잘 포착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출연진들이 전문가는 아니지만, 꽤 그럴듯한 요리와 서비스를 손님들에게 제공한다. 전채 요리인 부각, 주메뉴인 떡갈비, 떡볶이, 닭강정, 후식으로 홍시 셔벗 등을 준비해 한국의 정과 맛을 담아냈다. 또 한옥이 처음인 손님들을 위해 사전 지식과 정보를 전하고, 어린이 손님을 위해 메뉴에도 없는 초콜릿과 콜라를 사오는 등 세심한 배려를 보여준다.

(출처=tvN '윤스테이' 캡처)
(출처=tvN '윤스테이' 캡처)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제로 웨이스트’ 실천이다. ‘제로 웨이스트’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환경 운동으로, ‘생활 속 쓰레기의 최소화’를 의미한다. 프로그램 전반에서 일회용 비닐 봉투, 플라스틱 용기가 아닌 허니랩 봉투(다회용 봉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투숙객에게 제공되는 편의용품은 고체로 된 친환경 샴푸, 바디워시, 치약으로 플라스틱 용기 또한 따로 없다.

뿐만 아니라 채식주의자를 위해 비건 궁중 떡볶이 메뉴도 개발했다. 대부분 비건 메뉴는 옵션으로 샐러드나 샌드위치 같은 보조 메뉴로 제공되는 일이 흔한데, 한국의 인기 메뉴인 떡볶이를 이용해 메인 메뉴로 선보이는 점이 눈여겨 볼 만 하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나 PD가 원래 자신의 코드로 돌아온 것 같다”며 “나 PD는 아무리 사소한 공간이라 하더라도 출연진의 말 한마디, 감정교류를 그의 시선으로 포착해 자막과 음악을 입혀 연출하는 게 강점인데, 이번 프로그램에서 잘 살린 것 같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전작들보다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 가치소비라는 측면에서 MZ 세대의 제로 웨이스트, 비건 등의 트렌드까지 잘 반영했다”며 “기존의 나영석 코드에 단순 먹방이 아닌 사회적 가치를 접목해 의미 있는 메시지까지 전달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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