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 예고…트럼프 트라우마에 떠는 동맹국

입력 2021-01-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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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 물품 조달 시 미국 기업 이용
미국산 재화·서비스 구매에 442조 원 투입
‘아메리카 퍼스트’ 연상시켜 무역 상대국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워싱턴D.C./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미국제품 구매)’ 행정명령 발효를 예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미국 우선주의)’를 연상시킨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25일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다. 바이 아메리칸은 미국 연방정부가 물품을 조달할 때 미국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주창하면서도 연방정부와 계약한 업체들이 해외에 제조공장을 짓는 비율이 늘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산 재화와 제품, 서비스 구매에 4000억 달러(약 442조 원)를 투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가 가진 허점을 보완하고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제품 구매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행정명령의 세부사항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크게 데였던 국가들은 우려가 깊다.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미국 연방정부의 조달 규모가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 기관이 2019회계연도에 직접 조달한 제품과 서비스는 5860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 최대 상품 구매자인 국방부는 이 중 60%를 넘게 차지한다. 연방정부의 조달에서 외국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지만, 시스템 오류 및 제한으로 인해 실제 금액이 더 클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바이 아메리칸 조항이 포함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적이 있다. 다만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포함된 조달 물품과 서비스는 외국 기업의 것이라도 그대로 이행했다.

개리 허프바우어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비상근 연구원은 “행정명령이 발표되면 미국의 무역 상대국은 WTO 협정에 따라 미국 정부의 조달에 외국 물품의 접근을 보장하는 항목이 있는지 주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동맹국과 협력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바이 아메리칸의 방식은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연이은 행정명령 발효를 예고해둔 상태다. 취임 다음 날인 21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책에 서명했고, 22일에는 경제지원책에 서명했다. 26일에는 인종 평등, 27일에는 기후변화, 28일에는 건강보험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다. 29일에는 이민자 행정명령을 처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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