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선 가격이 15개월 만에 상승했다. 선주들이 LNG선 발주를 재개한 데 따른 영향이다.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에서 LNG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LNG선 가격은 앞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26일 영국 조선ㆍ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2일 기준 17만4000㎥급 LNG 운반선 신조선가(새로 제작하는 배 가격)는 1억8650만 달러이다.
2019년 10월 1억8600만 달러를 기록한 이후 무려 15개월 만에 가격이 올랐다.
그동안 LNG선 가격이 정체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연관 있다.
작년 초 발생한 코로나19로 선박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면 발주량이 줄어들 수 있다고 조선사들이 판단한 것이다.
가격 상승은 LNG선 수요가 조금씩 살아난 데 따른 결과다. 글로벌 주요 선주들은 지난해 말부터 LNG선을 잇달아 발주했다.
그 결과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LNG 운반선을 1척씩 수주했다.
이번 반등을 계기로 LNG선 가격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지는 미지수이다. 코로나19 등 조선업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는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기업설명회에서 “현재 수주잔량이 많지 않다”며 “구매자인 선주 위주 시장에서 단기간에 선가 상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LNG선 가격이 오를 확률은 상당하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탈탄소 정책으로 LNG 수요가 늘어나면, 이를 운반해야 할 LNG선이 필요해서다.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는 트럼프 정부와 달리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은 탈석탄 기조에 맞춰 LNG 수입량을 늘리고 있다.
클락슨리서치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51척의 대형 LNG선이 발주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수주부진 여파로 일부 도크가 비어있다”며 “하지만 LNG선 수요 증가로 주문이 밀려 도크가 차게 된다면 LNG선 가격은 상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