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푸틴 첫 전화 통화서 '기싸움'…핵무기 감축 조약 5년 연장 합의

입력 2021-01-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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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란 핵합의, 나발니 독살 시도 등 논의
“바이든, 트럼프와 달리 확실한 태도 보여”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1년 3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1년 3월 1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전화 통화를 했다. 두 정상은 핵무기 감축 조약부터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 탈퇴까지 민감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26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New Start) 연장을 위해 푸틴 대통령에 전화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미국 연방 기관 해킹,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공격, 대선 개입,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2010년 4월 러시아와 맺은 핵무기 감축 협정으로, 2021년 2월 만료된다. 양 정상은 이날 뉴스타트를 5년 연장하는 데 합의하고 이를 확인하는 문서를 주고받았다.

사키 대변인은 “2월 5일까지 연장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 양 정상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두 정상이 연장 합의 문서를 교환한 것에 만족했다”며 “수일 내에 필요한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하원에 연장 법안을 제출했다.

백악관이 언급한 통화 내용은 주로 러시아가 저지른 의혹에 관한 것이었다. 반면 크렘린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항공자유화조약 탈퇴와 JCPOA 유지,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 정상회의 소집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악의적인 행동에 대응해 우리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 단호하게 행동할 것임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전했다. CNN은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리 러시아에 확실한 태도를 보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두 정상이 앞으로 투명하고 일관적인 소통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고, 크렘린은 “양국 관계 정상화가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말을 전했다.

이번 통화는 러시아 측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 통화하기에 앞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동맹국 정상과 먼저 통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럽 정상들과 러시아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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