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CEO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입력 2008-12-0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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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풍경초(疾風勁草), 승풍파랑(乘風破浪), 풍운지회(風雲之會), 여리박빙(如履薄氷)….

질풍경초(疾風勁草), 승풍파랑(乘風破浪), 풍운지회(風雲之會)….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다. 올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잘 헤쳐온 SK인들을 격려하는 한편, 지속적인 위기극복의 의지가 담겨있다.

9일 SK그룹에 따르면 최근 그룹 사보가 송년 특집으로 관계사 CEO 11명에게 2008년 한해를 압축한 '올해의 SK 사자성어'를 선정해 달라고 요청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은 '거친 숨소리'를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로, 작가 이외수 씨의 베스트셀러 제목이기도 한 '하악하악'을 꼽았다.

김 부회장은 이에 대해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한 해 동안 쏟아부은 SK사람들의 노력이 거친 숨소리 '하악하악'에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은 그룹 경영전략인 '따로 또 같이'를 뜻하는 '일로동행(一路同行)'을 들었다.

신 부회장은 "올해는 경제위기 속에서 (관계사별로) 각자 안정과 성장을 추구하는 동시에 최고의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분투했으며 회사내 회사(CIC) 조직체제 도입 등 `따로 또 같이'를 위해 노력한 한 해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올해는 그룹이 고(故) 최종건 회장 35주기, 고 최종현 회장 10주기를 맞은 뜻 깊은 해였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든 선대 회장들의 기업가 정신과 도전 정신을 본받자"는 취지에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선정했다.

정만원 SK네트웍스 사장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기업 역시 위기에 직면했을 때 진면목이 드러나는데, SK는 올해 사상 초유의 경제위기 속에서 단련된 힘과 저력을 보여줬다"면서 '질풍경초(疾風勁草, 격심한 바람이 불고 나서야 비로소 강한 풀의 존재를 안다는 뜻)'를 꼽았다.

올해보다 내년 이후 경영환경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한 탓인지 향후 위기에 대비하는 자세와 각오를 나타내는 내용의 사자성어를 제시한 CEO들도 많았다.

박장석 SKC 사장은 "겸손한 마음으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동태적인 조직만이 진정한 승리를 얻을 수 있다"며 '응형무궁(應形無窮, 쉼없이 변하는 상황에 맞춰 변화해야 함)'을, 운석경 SK C&C 사장은 어려운 상황일수록 기본에 충실해 뜻을 이루자는 취지에서 '견인불발(堅忍不拔)'을 각각 꼽았다.

또 이정화 SK해운 사장은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나아감'을 뜻하는 '승풍파랑(乘風破浪)', 유용종 워커힐 사장은 자기성찰을 통한 위기극복을 강조하며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란 뜻의 '자승자강(自勝自强)'을 선정했다.

김중호 SK E&S 사장도 견고한 경영체제와 자율경영에 뿌리를 둔 지속성장을 강조하며 '뿌리가 견고해야 가지가 무성하다'는 뜻의 '근고지영(根固枝榮)'을 들었다.

이 밖에 김치형 SK가스 사장은 "살얼음판과 같은 어려운 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자"며 '여리박빙(如履薄氷, 살얼음을 밟는 것과 같음)'을, 이현승 SK증권 대표는 "지금의 경제위기는 백년에 한번 만나는 호기일지 모른다"며 '풍운지회(風雲之會, 용이 바람과 구름을 얻어 기운을 얻듯 뜻을 이룰 좋은 기회)'를 각각 꼽았다.

권오용 SK그룹 브랜드관리실장은 "이들 사자성어를 통해 항상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을 거듭해온 SK그룹의 저력에 대한 각사 CEO들의 신뢰와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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