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공식화했다. 소주 등 주류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등 가격정책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제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21~2030년)’을 발표했다.
이스란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브리핑에서 “제5차 종합계획에는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국가 건강정책의 목표와 방향을 담고 있다”며 “건강 형평성 지표관리 강화, 건강영향평가 도입, 건강위해 품목에 대한 건강증진부담금 부과 수준과 대상 관련 해외사례 연구의 논의와 진행, 건강 형평성 제고를 위한 지역별·소득별 건강 격차 완화를 주요 과제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18년 70.4인 건강수명을 2030년 73.3세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다. 건강수명의 자료원은 산출주기가 불명확한 기존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서 국내 연구로 변경키로 했다.
정부는 먼저 담배 등 위해물질 규제를 대폭 강화한다. 담배의 정의를 연초·합성니코틴을 원료로 하는 담배와 전자담배 기기장치까지 확대하고, 건강증진부담금을 WHO 평균 수준으로 확대한다. 인상 폭과 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이스란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담뱃값이 경제협력기구(OECD) 평균으로 현재 한 갑당 7달러인데 우리나라는 4달러 정도”라며 “담뱃값을 올리겠다는 게 정책적 목표이고, 담뱃값 안에는 세금도 있고 증진부담금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년 안에는 구체적으로 증진부담금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음주를 조장하는 환경을 개선하는 차원에선 주류에도 담배와 마찬가지로 건강증진부담금 부과 등 가격정책을 검토한다. 다만 부담금 부과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주류광고 금지시간대 적용 매체를 확대하고, 주류용기에 광고모델 부착 금지를 추진한다. 아울러 공공장소 음주규제를 강화하고, 지방자치단체별로 금주구역 운영지침을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다. 인구집단별 교육·상담도 확대한다.
위해물질 규제 등 건강생활 실천을 포함해 이번 계획에는 6개 분과 28개 중점과제, 400개 성과지표가 포함됐다. 정신건강 증진 분야에선 자살 고위험군 발굴·관리를 위한 민·관 협력 강화와 중독 고위험군에 대한 조기 개입, 비감염성 질환 예방관리 분야에선 암 검진항목 확대와 검진주기 개선, 감염성 질환 관리 분야에선 취약계층에 대한 찾아가는 이동결핵검진이 주요 과제로 담겼다. 이 밖에 인구집단별 건강관리 분야에서 산모·신생아 의료체계 개선이, 건강 친화적 환경 구축 분야에선 중앙부처와 지자체 대상 건강영향평가 도입이 포함됐다.
한편, 이번 종합계획에 따른 소요 예산은 올해 기준으로 2조5000억 원 규모다. 복지부는 “재정당국과 협의해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