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준, 경기회복 낙관론에 찬물…파월 “팬데믹, 상당한 하강 위험 제공”

입력 2021-01-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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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금리 0.00~0.25% 동결…1200억 달러 규모 자산 매입도 그대로
"코로나19, 경제에 현저한 리스크…백신 접종 가장 중요"
파월 "자산매입 축소 시기 언급은 시기상조"…테이퍼링 가능성 일축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3월 3일 긴급 기준금리 인하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해 3월 3일 긴급 기준금리 인하 관련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미국의 경기회복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여전히 경제에 상당한 하방 위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현행 제로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의 유지를 결정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전날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인 현 0.00~0.25%에서 동결하고, 국채 등을 매입하는 양적 완화도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만장일치 결론을 내렸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제로 수준에서 동결한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증폭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1%포인트 전격 인하한 바 있다. 그 이후로 연준은 단 한 차례도 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아울러 연준은 금리 상승 억제와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한 1200억 달러(약 133조 원) 규모의 자산 매입도 현 규모와 구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완전 고용과 2%인 장기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기까지 완화적인 통화 기조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연준은 현재 매달 800억 달러 상당의 미국 국채와 400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담부부증권(MBS)을 매입하고 있다.

연준은 비둘기파 기조를 확인하면서 현 경제 상황과 전망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연준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적, 경제적 고난을 초래하고 있다”며 “경제 활동과 고용의 회복 추세는 최근 수개월 동안 둔화됐고, 대유행에 의해 가장 악영향을 받은 업종들이 집중적으로 취약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해 말 다수의 주에서 감염이 급증해 영업정지 등 봉쇄가 강화했고, 이 영향으로 고용과 소매판매 등의 지표가 악화한 바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태는 아직도 미국 경제에 상당한 하방 위험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특히 실업 문제에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실업률은 6.7%였지만, 실제로는 10%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실업자들이 최대한 빨리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경제 전망 역시 코로나19로 낙관하기 어렵다. 파월 의장은 “매우 불확실하고, 힘든 시기가 앞으로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성명에도 “현재 진행 중인 보건위기는 계속해서 경제활동과 고용, 인플레이션의 걸림돌이 돼 경제 전망에 현저한 리스크를 가져오고 있다”고 명시됐다. 연준은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경제를 지원하고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활용, 그때까지 저금리와 채권 매입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연준의 이러한 평가는 미국 내 조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미국 내에서는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부양책과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에 따라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재정 지원에 힘입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여전히 크게 보고, 경기회복 낙관론에 경계심을 내비쳤다.

연준은 경기 회복을 위한 ‘백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준은 이번 성명에서 “미국 경제의 앞날은 바이러스 상황에 달렸다”는 기존 문구에 “여기에는 백신의 진전도 포함된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백신의 접종 속도에 따라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 역시 “현재 백신 접종보다 경제를 위해 중요한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전날 오전까지 총 4439만4000여 회분의 백신이 배포됐으며, 이 중에서 2354만여 회분이 접종됐다. 두 차례의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은 약 348만1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도 일각에서 제기된 조기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 가능성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4일에도 “지금은 출구에 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라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또 다른 교훈은 너무 빨리 출구를 모색하지 않고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출구전략은 위기 때 내놓은 각종 완화정책을 경제에 부작용을 남기지 않도록 서서히 거둬들이는 것을 뜻한다. 파월 의장은 2013년 연준이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았던 ‘긴축발작’이 재발하는 것을 우려, 출구전략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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