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빚투(빚내서 투자)' 경고에 은행들이 금리 인상과 대출 한도 축소하는 등 신용대출 억제 정책에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올들어 벌써 두차례나 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소집해 신용대출 관리를 주문하자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최저금리 기준) 높였다. 그 결과 신용대출 최저 금리는 연 2.64%,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저 금리는 연 3.00%로 상향됐다.
다만, 신용대출 최고 한도는 그대로 유지했다. 현재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최대 한도는 2억5000만 원, 마이너스통장 대출 최대 한도는 1억5000만 원이다.
케이뱅크는 대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출금리 인상 대상 상품의 확대, 한도 조정 등 추가적인 조치 적용 여부를 검토해나갈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까지 1년 넘게 전체 대출 상품의 신규 취급을 중단해 왔던 만큼 그동안 금리 인상과 한도 축소를 미뤄왔다. 이번에 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금융당국이 연초 빚투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판단, 가계대출을 관리하라고 압박을 넣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감원은 지난 26일 각 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들을 불러 가계대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대출 관리 강화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에 이어 올해만 두번째다. 당시에는 당부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사실상 강제력을 동원한 강도 높은 압박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9월과 11월에도 부행장들을 불러 신용대출 안정을 주문한 바 있다.
금감원의 압박이 거세지자 시중은행도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추가적으로 내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안정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29일부터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최고 한도를 축소한다.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우리 스페셜론 △우량협약기업 임직원 신용대출 △우리 로얄 그룹 대출 △우리 금융인클럽 대출 △신혼부부 우대대출' 등 6개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최고 한도가 기존 1억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줄어든다.
더불어 △가계소매금융일반자금대출 △우리 첫급여 신용대출 △우리 신세대플러스론 △참군인우대 대출(추가대출) 등 4개 마이너스통장 대출 상품의 최고 한도가 8천만원에서 5000만 원으로 줄어든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제외한 건별 신용대출은 기존 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고소득, 고신용자 신용대출에 해당하는 하나원큐신용대출(우량) 상품에 적용 중인 상품별 감면 금리를 조정, 실질적으로 대출금리를 0.1%포인트 인상했다.
다만, 실수요자 및 서민이 주로 신청하는 하나원큐신용대출(일반)과 하나원큐신용대출(중금리)의 상품별 감면 금리는 별도로 조정하지 않았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지난 22일부터 고신용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대 한도를 1억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낮췄다.
신한은행도 지난 15일부터 '엘리트론Ⅰ·Ⅱ', '쏠편한 직장인대출SⅠ·Ⅱ' 등 직장인 대상 신용대출 4개 상품의 건별 최고 한도를 각각 2억 원에서 1억5000만 원, 1억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5000만 원씩 줄였다.
수협은행은 지난 22일부터 'Sh더드림신용대출' 상품 중 마이너스통장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