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코스피 3000선 붕괴…“방향성 전환 아닌 숨 고르기 진입…우상향 여전히 유효”

입력 2021-01-29 16:08 수정 2021-01-2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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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대규모 매도세…“실물ㆍ주식시장 괴리에 외국계 헤지펀드 이탈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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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29일 3000선이 무너졌다. 개인투자자들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내놓은 물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문가들은 실물경제와 주식시장 괴리가 커진 데다 글로벌 헤지펀드가 매도세를 늘리는 게 원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방향 전환이 아닌 속도와 변동성 조정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92.84포인트(3.03%) 떨어진 2976.21로 마감했다. 지수는 장중 최저 2962.7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석 달 만에 4일 연속 내림세를 탔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4413억 원, 2537억 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투자자가 1조7086억 원을 사들였지만 역부족이었다.

증시 전문가는 코스피가 단기 조정 과정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출시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을 빠르게 선반영한 데다 동학 개미의 막대한 자금 유입이 더해지면서 국내 증시는 과열 양상을 보였다. 최근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괴리가 커지면서 시장 변동성에 대한 민감도가 커졌다는 진단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11월 이후 급등세를 이어오다 보니 다소 극단적인 수준까지 과열된 양상"이라며 "밸류에이션 부담은 커졌지만, 다소 부진한 국내외 경제지표나 기업 실적이 나오면서 1월 초 고점 이후 과열된 밸류에이션이 완화하는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센터장도 "최근 3개월 월평균 수익률이 10%를 넘기면서 위험자산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었다"며 "여기서 주가 급등이 추가로 이어질 수 없으니 단기 조정 과정이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추세를 훼손하지 않는 '기간 조정'일 가능성이 클 경우,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변동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글로벌 헤지펀드의 매도세도 국내 증시에 부담이 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글로벌 증시를 끌어올린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최근에는 차익 실현과 백신 접종 지연 등을 이유로 매물을 내놓는 분위기다. '게임스톱' 사태 여파까지 더해지자 헤지펀드들이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유동성 회수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최근 급격히 증가한 변동성에 대응하여 매우 빠른 속도로 주식에 대한 익스포저를 축소하는 중"이라며 "실제 올해 들어 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 시장에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 추이가 지속할지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미국에서 게임스톱 사태, 인플레이션 우려 등 시장 변동성 이슈가 잇따르자 신흥국을 중심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있는 분위기"라며 "국내 증시도 사실 실적보다는 유동성 영향력이 컸던 만큼 이번 수급 균열에 따른 변동성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펀더멘털 개선이 진행되는 만큼 잠시 숨을 고른 뒤 우상향 추세를 이어간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하락세는 중국 유동성 우려와 외국인, 기관의 차익실현 물량 출회가 부각되었을 뿐 기업 이익전망에는 변화가 없다는 의미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조정장은 증시의 방향 전환은 아니며 속도 조정과 변동성 확대라는 차원으로 판단한다. 향후 증시는 강세 기조를 지속할 전망으로 경기는 어떻게든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회복할 전망"이라며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지속에 대한 기대감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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