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ㆍ시공 국내기업 참여…3개 지자체에 하루 40만톤 물 공급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와 가뭄, 수질오염 등으로 물관리에 대한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에서 50년 이상 축적된 한국의 물관리 기술과 노하우가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이 협력해 세계 진출은 점점 확대되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달 인도네시아 까리안 광역상수도 사업을 최종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사업 규모는 약 2000억 원으로 앞으로 30년간 운영관리를 담당하게 된다. 국제경쟁 입찰사업에서 현지 기업과 경쟁해 거둔 성과로 한국판 광역상수도를 해외에 수출한 첫 사례다.
◇민관 손잡은 ‘물산업 팀 코리아’ 해외 진출 = 까리안 광역상수도 사업은 내년 하반기에 준공될 예정인 까리안 댐을 수원으로 해 자카르타주, 땅그랑시, 남땅그랑시 3개 지자체에 하루 약 40만 톤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약 200만 명에게 공급 가능한 규모로 국내에서는 청주정수장의 생활용수 공급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업 수주를 위해 정부는 인도네시아와 꾸준한 교류를 이어왔다. 2017년 11월 한·인니 정상회담을 계기로 수자원공사가 본 광역상수도 사업을 인도네시아 정부에 제안해 사업화하게 됐다.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은 “정부 간 협력을 토대로 물관리 전문 공공기관이 사업을 제안해 수주하고, 향후 설계와 시공에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의 ‘물산업 팀 코리아’는 해외 진출의 대표적 사례”라며 “설계, 건설, 기자재·부품 등 다양한 부문의 물 시장 진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 스마트물관리(SWM) 시범사업을 올해 착수 예정이다. 수자원공사가 진행 중인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와 같은 특화 도시 건설도 추진되고 있다.
◇ODA 사업 기반, 31개국 87개 사업 진출 = 한국 물 산업의 해외 진출 중심에는 수자원공사가 있다. 수자원공사는 1994년 중국 분하강 유역조사 사업을 시작으로 해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진출했다. 지금까지 31개국에서 87개 사업을 수행했다. 현재 77개 사업은 완료했고, 16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은 동·서남아 10개, 중앙아·중동 4개, 중남미 2개이며, 총사업비는 약 380억 원에 달한다. 이처럼 수많은 사업에서 기술력과 노하우가 인정받으면서 까리안 광역상수도 사업 등 해외 수주 사업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수자원공사의 설명이다.
주요한 사업으로는 지난해 4월부터 환경부를 대행해 우즈베키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진행 중인 ODA 사업이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타슈켄트시 노후상수관 개선 시범사업’과 ‘첨단 기술에 기반을 둔 물 및 자원순환 스마트도시 마스터플랜 수립 사업’, ‘안그렌시 유수율 제고 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ODA 사업을 발판삼아 다자간 개발은행(MDB) 국제입찰사업 수주에도 성공했다. MDB 사업은 사업확대 잠재력과 파급력이 높은 사업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기업의 MDB 진출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8월 수주한 ‘서우즈벡 상수도 개발 사업관리 컨설팅’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재원을 통해 우즈벡 주택공공사업부에서 발주한 사업이다.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기업과 경쟁에서 값진 성과를 거뒀다. 2024년까지 총 51개월 동안 우즈베키스탄 서부에 있는 카라칼팍스탄주 지역의 식수 인프라 개선을 위한 기술 컨설팅을 제공 예정이다.
아울러 수자원공사는 다양한 투자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8년 12월에 수주한 총사업비 2억1200만 달러의 ‘솔로몬 티나강 사업’은 솔로몬제도의 수도인 호니아라 인근에 발전용 댐과 15㎽ 규모의 수력발전소를 건설하고 30년간 운영하는 사업이다.
박 사장은 "개도국의 물 복지 향상과 기후변화 대응 등 국제사회에 공헌함과 동시에 국내기업들의 해외 동반진출을 지원하겠다"며 "물복지 실현을 리딩하는 물종합 플랫폼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