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말 배당시즌에도 배당투자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국내 기업들의 향후 이익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배당 불확실성 증가 및 배당금 지급 감소 효과를 노린 대주주들의 우선주 매입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어려운 경제 상황을 반영한 기업들이 과거 수준의 배당금 지급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시각과 이러한 여건속 기업들이 배당금을 유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 올 3분기 부진한 기업실적과 더불어 지난 11월 수출액 급감을 통해 확인됐듯이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여건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데 있다며 향후 기업실적 전망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섞인 시선을 고려한다면 상장 기업들의 예상 배당금도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연말 배당시즌이 다가왔지만 배당주 흐름이 신통치 않은 모습이라며 지난 10월 폭락 장에서 배당주 주가 추이가 코스피지수를 '아웃퍼폼'한 이후 최근 한달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거와 비춰볼 때 연말 시즌인 12월 전체를 놓고 보더라도 배당지수 수익률은 현재 시장대비 좋지 않은 편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인 상황이다.
또한 국내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안팎에서 고조되는 현 상황에서 최근 국내 기업들의 우선주 매입 행보가 배당주 투자 부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회사 입장에서는 보통 우선주가 보통주 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고 주가대비 배당금 지급이 높은 편이라 우선주를 매입한 뒤 보유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지급되는 배당금을 상대적으로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주는 통상 보통주와 달리 경영권 참가 목적이 아닌 배당 수익이나 잔여 재산 분배를 목적으로 시장참가자들이 매입에 나서는 주식을 의미한다.
실례로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 5일 김주원 부사장이 우선주 50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힌 바 있고 태평양제약도 최대주주인 태평양이 우선주 480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11월말에는 대교의 강영중 회장이 우선주 5만3990주를 장내매수 했다고 밝혔고 대신증권은 송촌문화재단이 우선주 1000주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화증권의 경우도 윤경립 대표이사의 친인척인 윤장섭 대표이사가 지난달 21일 우선주 1220주를 장내매수했다고 밝힌데 이어 이달초 우선주 450주를 추가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회사가 약세장에서 우선주를 직접 저가에 매수해 단기적으로는 배당금으로 나갈 금액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이를 재투자 혹은 사내 유보금으로 쌓아두는 효과가 있지만 배당투자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좋은 현상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회사가 우선주 매집에 나선다는 소식은 경영권 방어가 아닌 배당수익률 제고 목적도 있지만 배당금 지급 금액을 떨어뜨리기 위한 것으로도 해석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유동성 위기가 점차 고조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자금 확보가 비상이 걸린 가운데 이같은 여유자금 확보 차원의 기업들의 우선주 매입을 두고 배당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행위라고 마냥 비난할 수 없다"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분명 배당 투자에 대한 메리트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