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더와 헤지펀드 싸움에, 한방 맞은 코스피

입력 2021-01-31 17:05 수정 2021-01-3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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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오후 3시 20분. 키움증권 김지산 센터장 전화에서는 불이 났다. 2% 내림세로 끝날 것 같던 코스피가 장 마감 전 동시호가를 받자 증권사 트레이딩시스템에 2900선(-6%대)이 무너질 수 있다는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날 증권사 센터장과 투자전략팀장들은 “장중 프로그램 매매와 개별 주가 상황을 1초 단위로 모니터링하는 상황이라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갔다”면서 “리서치센터 전체가 벌집을 들쑤셔 놓은 듯한 모습이 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만이었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의도가 미국 주식시장을 강타한 ‘게임스톱’발 악재에서 나온 외국인 매물 폭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92.84포인트(3.03%)추락한 2976.21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을 밑돈 건 지난 6일(2968.21) 이후 17거래일 만이다. 장중 한때 2962.7까지 추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3.38% 하락해 928.73에 마쳤다.

미국 비디오게임 유통체인인 ‘게임스톱’을 둘러싸고 미국 ‘개미’(개인 투자자)와의 전쟁에서 손실을 본 헤지펀드가 주식을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1조4000억원이 넘는 순매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최근 나흘 연속 5조6000억원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개인은 이 기간 8조9000억원을 쓸어담았지만 3000선을 지켜내지 못했다.

시장에선 증시 조정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일본 닛케이 지수(-1.89%)·대만 가권지수(-1.8%) 등 아시아 증시를 덮친 쓰나미는 유럽증시를 휩쓸더니 다시 미국증시로 향했다. 29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20.74포인트(2.03%) 떨어진 2만9982.62에 거래를 마쳤다. 3만 선을 내준 것은 지난해 12월 14일 이후 한 달 반 만이다. S&P500 지수는 1.93% 내린 3714.24에, 나스닥 지수는 2.00% 떨어진 1만3070.69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일부에서는 2000년 닷컴버블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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