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산업 근대화 이끈 현대家 1세대 영면…속도 내는 2ㆍ3세 혁신경영

입력 2021-01-31 20:12 수정 2021-02-0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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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영 KCC 명예회장 30일 타계…몽(夢)부터 선(宣)까지 2ㆍ3세 경영 전면에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 정상영 KCC 명예회장이 30일 별세하면서 ‘영(永)’자 항렬의 현대가(家) 1세대 경영인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 한국 산업의 근대화를 이루는 업적을 세운 1세대에 이어 현대가는 2세대, 3세대까지 세대교체를 이루며 미래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래픽=이투데이)
(그래픽=이투데이)

‘왕회장’ 정주영 명예회장부터 정상영 KCC 명예회장까지 근대화 이끈 현대家 1세대

1915년 강원도 통천군에서 아버지 정봉식 씨와 어머니 한성실 씨 사이에서 6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왕회장’ 정주영 명예회장은 2001년 타계했다.

정 명예회장은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설립했고, 이듬해인 1947년에는 현대건설의 전신 현대토건사를 설립해 한국전쟁 전후 복구사업을 수행했다. 이후 자동차와 중공업, 전자 등 국가 기간산업 분야에 진출하며 한국 경제의 기틀을 세웠다.

정 명예회장은 1998년 84세의 나이로 소 떼를 이끌고 방북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이후 현대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을 시작하는 등 남북 간 경제협력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고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은 1920년에 태어나 2006년 별세했다. 1951년 현대건설 전무로 입사해 1961년부터 1976년 현대건설 사장을 맡으며 맏형인 정주영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그룹을 초석을 다졌다. 1976년 현대건설 사장에서 물러난 정인영 명예회장은 한라그룹을 창업했다.

셋째인 1922년생 고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은 2005년 영면에 들어갔다. 1970년 현대건설 부사장을 지냈고 이후 현대시멘트 사장을 맡았다. 이후 1987년에 자동차 부품회사 성우오토모티브, 1995년에 성우종합레저를 설립하며 성우그룹을 키워냈다.

‘포니정’으로 잘 알려진 고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은 1928년생으로 2005년 타계했다. 현대건설에서 일하던 정세영 명예회장은 1967년 현대차를 설립했다. 이후 1974년 국내 최초 고유모델 포니를 개발했다. 1999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으로 취임해 건설인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고 정희영 여사는 1925년생으로 2015년 별세했다. 남편은 고 김영주 한국프랜지공업 명예회장이다.

5남 정신영 씨는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하다 1962년 30대 초반 이른 나이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그룹 회장이 정 씨의 외아들이다.

현대가 1세대의 막내 정상영 명예회장은 1936년 강원도 통천 출생이다. 60여 년을 경영일선에 몸담으며 국내 기업인 중 가장 오래 경영 현장을 지켰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왕회장의 도움을 받는 대신 자립해 1958년 금강스레트공업주식회사를 창업했다. 1974년에는 고려화학을 세워 유기화학 분야인 도료사업에 진출했으며, 1989년에는 건설사업부문을 분리해 금강종합건설(현 KCC건설)을 설립했다.

2000년에는 금강과 고려화학을 합병해 금강고려화학으로 새롭게 출범한 이후, 2005년에 금강고려화학을 KCC로 사명을 변경해 건자재에서 실리콘, 첨단소재에 이르는 글로벌 첨단소재 화학기업으로 키워냈다.

몽(夢)부터 선(宣)까지 2·3세 경영 속도

범현대가는 ‘몽(夢)’자 돌림 2세대에서 ‘선(宣)’자 돌림의 3세대까지 경영 승계를 하며 빠르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가 장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10월 회장직에 오르며 ‘정의선 시대’를 열었다.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정 회장은 내연기관 중심의 사업을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등으로 펼치며 미래 준비를 하고 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딸들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 정명이 현대커머셜 총괄대표 및 현대카드 브랜드 부문 대표,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도 경영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1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빈소 조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1일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빈소 조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주영 명예회장의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이 2006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그의 장남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동생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았다.

4남인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아들인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과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부사장, 정대선 HN그룹(전 현대BS&C) 사장도 경영 일선에 나섰다.

5남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자녀들인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 정영이 현대무벡스 차장, 정남 정영선 현대투자파트너스 이사도 경영에 뛰어들거나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6남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도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정 부사장은 현대로보틱스가 현대중공업지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KCC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83만1000주(5.1%)를 3540억 원에 매입하며 현대중공업지주의 3대 주주로 이름을 올리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KCC 역시 2세 경영을 통해 사업 다각화를 이루고 있다.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회장이 2000년부터 KCC를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차남인 정몽익 회장이 KCC의 유리, 홈씨씨 등 사업부를 나눠 설립한 KCC글라스의 경영을 맡고 있다. 삼남인 정몽열 회장은 KCC건설을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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