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준학의 ‘AI 선견지명’…농협은행, 퇴직연금 수익률 1위

입력 2021-02-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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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행장, 퇴직연금부·개인고객부 시절 ‘로보어드바이저’ 첫 도입
농협銀, 올해 IRP 상품관리팀 신설 ‘고객 자산관리 서비스’ 전문화

권준학 NH농협은행장이 퇴직연금에 로보어드바이저를 발 빠르게 도입한 덕에 농협은행이 활짝 웃었다. 지난해 4분기 퇴직연금 실적배당형 수익률이 은행권 중 최상위를 차지하면서다. 농협은행은 퇴직연금 상품 관리팀을 신설해 전문화된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2020년 4분기 개인형 퇴직연금(IRP)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13.43%다. 이는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은행별 IRP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국민은행 13.14%, 하나은행 11.06%, 신한은행 9.72%, 우리은행 9%다.

농협은행의 확정기여형(DC)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12.9%를 기록했다. 이는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13.0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신한은행은 12.77%, 국민은행은 11.41%, 우리은행은 10.75%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의 확정급여형(DB) 실적배당형 수익률은 4.55%로 국민은행(4.44%), 신한은행(4.21%), 우리은행(4.12%), 하나은행(3%) 등 타행 대비 높다.

금융권에서는 농협은행의 높은 퇴직연금 실적배당형 상품 수익률은 권 행장이 추진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행장은 2016년부터 2년간 퇴직연금부와 개인 고객부를 담당하며 국내 최초로 퇴직연금에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보와 어드바이저(조언자)의 합성어로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투자자에게 자산 배분과 상품 설계 등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당시 농협은행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인 알파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을 인식하고 은행 자체 로보어드바이저 시스템을 구축했다.

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NH로보-프로’는 다양한 금융공학 기법과 시장 데이터를 활용해 펀드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시스템으로 연령에 따라 혹은 투자 성향에 따라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NH로보-프로의 특징은 설계에서 투자까지 원스톱 프로세스다. 또 투자 전략, 기대수익률, 위험 등 포트폴리어의 특성 정보를 제안하며 자산배분, 추천 펀드의 투자 금액,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표시한다. 농협은행은 NH로보-프로를 타 자산 관리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한 활용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연구·개발(R&D) 센터에 입주한 스타트업 기업 중 협업할 기업을 발굴할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올해 들어 퇴직연금부 내 퇴직연금상품관리팀을 신설했다. 전문화된 자산 관리 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고 고객 투자 성향에 따른 맞춤형 개인 상담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온라인 매체를 활용한 웹 자산관리 세미나를 열어 고객과 상품운용현황을 공유하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NH로보-프로는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구축 환경에서 투자 상품 관련 자문 도구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펀드말고도 다른 상품군을 추천하기 위한 제도적, 시스템 요건을 지속적으로 검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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