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올해 하반기 일감절벽 우려…“내년 건조량 2000년대 들어 최저”

입력 2021-02-0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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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난 현실화…시황 호전 앞두고 고비가 될 듯

▲한국 조선업 수주잔량 추이. (출처=해외경제연구소)
▲한국 조선업 수주잔량 추이. (출처=해외경제연구소)

조선업계가 지난해 말 연이은 수주에도 내년 인도 물량 부족을 해소하지 못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일시적으로 일감 부족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해운ㆍ조선업 2020년 동향 및 2021년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이내에 우리나라가 내년 인도 물량을 대거 수주하지 못하면 내년 건조량은 800만CGT(표준환산톤수) 이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2000년대 호황기 이후 최저점을 기록한 2018년 건조량과 유사한 수준이다.

건조량 부족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이 얼어붙은 데 따른 결과다. 선주들이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주문을 미루자 우리나라는 지난해 부진한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대량 수주에도 내년 인도 물량 부족

영국 조선ㆍ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수주량은 819만CGT(약 187척)로 전년 동기 대비 16.5%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량은 2216만CGT로 전년 말 대비 4.7% 줄었다. 수주잔량은 지난해 9월 말 1871만CGT 수준까지 감소했으나 4분기 대량 수주로 일부분 만회했다.

양종서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전체 수주량은 국내 생산량을 고려하면 부족한 수준”이라며 “4분기 대량 수주물량도 2023년 이후 인도 물량 비중이 높아 단기적 일감 부족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인도 물량은 올해 하반기 이후 점차 야드에 투입되므로 하반기부터 조선 및 기자재업계의 일감부족이 우려된다”라고 경고했다. 다만 2023년 이후에는 건조량이 다시 1000만CGT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31만8000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제공=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31만8000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 (사진제공=현대중공업)

수주량 감소에 고용난 현실화…시황 호전 앞두고 고비

일감부족으로 인한 고용난은 현실이 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사무직ㆍ생산직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부터 유급휴직을 도입한다. 건조 물량 감소에 따른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2016년 이후에는 상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전날 한국고용정보원은 ‘상반기 주요 업종 일자리 전망’에서 조선업종에서 6000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정보원은 “지난해 수주량 감소의 영향으로 올해 일감이 줄었고 신규 선박 발주가 생산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사들은 최악의 사태를 막고자 연초부터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에만 14척의 선박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총 2292억 원 규모의 대형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다.

양 연구원은 “단기적 일감 부족은 조선업계에 있어 시황 호전을 앞두고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장기적 추세가 아닌 일시적 위기인 만큼 현명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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