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에 빠진 '北 원전' 논란…與 "USB도 가짜, 선거용 쟁점?"

입력 2021-02-0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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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만 남고 진실은 사라진 북한 원전 추진 쟁점
청와대 "선 넘은 색깔론, 국민 혹세무민하는 선동"
이낙연 "비현실적·가짜·상상 쟁점…위험한 정치"
이인영 "USB엔 원전의 '원' 자도 없어…선거 때문인가?"
국민의힘 초선의원 31명 "진실 밝히고, 아님 고발해"
최형두 "이러쿵저러쿵 할 것 없이 국정조사 밝히면 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북 원전 의혹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월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대북 원전 의혹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원전 추진' 여부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논란이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건넸다는 '한반도 신경제 구상 USB' 내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어 여야 충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문건'과 'USB 자료'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까지 몰아붙이고 있다. 여권은 결코 사실이 아니라며, 오히려 선거를 의식한 야권의 과도한 행보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극비리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정부를 흔들기 위해 위험한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제 산업통상자원부도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확인했다”며 “야당의 발상 자체가 비현실적이고, 처음부터 ‘가짜 쟁점’이고 ‘상상 쟁점’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통일부는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에 전달한 한반도 신경제 구상에는 원전이란 단어나 관련 내용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며 “북한 원전 건설이 극비리에 추진됐다는 야당의 주장은 사흘도 못 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도 USB 관련 직접 해명에 나섰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반도 신경제 구상과 관련한 40여 쪽 분량 (자료를) 긴급히 검토했지만, 원전의 '원' 자도 없었다"며 "통일부 차원에서 어떤 경우에도 북한에 원전을 지어준다는 것과 관련한 논의를 한 적이 없다는 말씀을 분명하게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관이 아닌 정치인의 입장에서 보면 야당이 '선거 때문에 저러나'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실제 선거가 있을 때마다 북풍이나 좌파, 좌익 등 표현을 쓰면서 야당에서 공세를 강화했었다"고 덧붙였다.

2018년 당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었던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USB를 건넨 것은 사실이나 담긴 내용은 한반도 신경제 구상 중 에너지 협력분야로 수력, 화력 등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원전이라는 부분은 없으며 납북 간 합의할 성격의 사안도 아니다”고 말했다.

'법적 대응'을 예고했던 청와대도 다시 한번 목소리를 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북한 원전 관련 야당의 주장에 대해 "선을 넘은 정치공세이자 색깔론, 국민을 혹세무민하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여당의 철저한 방어에도 야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사실확인이 안될 경우 특검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31명은 이날 '남탈북원 게이트, 우리도 고발하라'는 입장문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그것이 아니면 우리를 고발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원전은 강압적으로 폐기하고, 북한엔 원자력 건설을 추진하려던 계획이 드러나자 여당은 공작취급, 대통령은 법적조치를 하겠다며 겁박에 나섰다"면서 "청와대, 정부 여당은 월성원전 중단의 청와대 개입, 공무원 자작극 진상, USB 내용 3가지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정부, 여당 주장이 사실이라면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과 의혹을 제기한 제1야당을 고발하면 된다"면서 "반대로 의혹이 사실이라면 북한 원전 건설 추진은 '이적죄'"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진상조사특별위원회 구성은 물론 국정조사, 특검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방침이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 원전 추진’은 국가안보와 국민 생명에 치명적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국가 중대사안"이라며 "이러쿵저러쿵 할 것 없이 국정조사로 다 밝히자"고 주장했다.

이어 "중대한 국정 사안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국민적 의혹을 시원하게 밝히는 것, 이것이 국정조사의 목적"이라며 "납득되지도 될 수도 없는 변명, ‘제 발 저린듯한’ 야당 공격 즉시 중단하고 하루빨리 국정조사를 진행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에서 대북 원전 의혹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진상조사특위를 구성키로 했다. 김도읍 법사위 간사, 김석기 외통위 간사, 한기호 국방위 간사, 이철규 산자위 간사를 비롯해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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