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때와 달랐다…윤석열, 취임 전 박범계 예방

입력 2021-02-01 13:27 수정 2021-02-01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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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분간 미팅, 덕담 나눠…이달 검찰 고위직 인사 박-윤 관계 첫 단추 관심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을 정리하고 새 관계를 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때와 달리 취임식 전 박 장관을 만나 축하 인사를 건넸다.

윤 총장은 1일 오전 법무부 청사를 방문해 박 장관을 만났다. 윤 총장은 “취임 축하 차원으로 온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별도로 만난다. 윤 총장 법무부 청사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 “잠깐 차 한잔하고 또 취임식 하셔야 해서 특별히 얘기를 많이 나눌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두 사람은 이달로 예정된 검찰 고위직 인사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심우정 법무부 기획조정실장과 조남관 대검 차장도 함께했다.

윤 총장은 입장한 지 10여 분 후에 법무부를 나섰다. 그는 “취임 축하 예방으로 서로 덕담만 나눴다”며 말을 아꼈다.

윤 총장이 이른 시기에 박 장관을 예방하면서 지난 1년간 이어져 온 법무부와 검찰의 힘겨루기가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추 장관 취임 때 윤 총장과의 만남은 취임식이 열린 뒤 4일이 지나서야 성사됐다.

특히 법무부는 당시 이례적으로 검찰총장의 예방 일정을 공개하며 ‘법무부 외청장’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날 35분간 대화를 나눈 추 장관과 윤 총장은 곧바로 이어진 인사 등을 두고 사사건건 반목했다.

다만 박 장관이 추 장관의 뒤를 이어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양측의 긴장이 완전히 풀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취임식에서“이제 막 국민의 명령인 검찰개혁을 위한 한 걸음을 내디뎠을 뿐”이라며 “권력기관 개혁과제를 더욱 가다듬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에는 수사권 조정에 따른 신속한 후속 조치와 검찰조직 재편, 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의 협력 등을 주문했다. 또 인권 보호, 적법절차, 소통을 강조하면서 곳곳에 검찰을 향한 메시지를 던졌다.

박 장관이 추진할 검찰개혁의 방향은 조만간 이뤄질 검찰 간부 인사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 장관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윤 총장과 인사안을 두고 협의할 예정이다.

앞서 박 장관은 지난달 29일 “주말까지 인사 원칙과 기준을 정한 뒤 오는 2월 초쯤 윤 총장과 만날 계획”이라며 “검사 인사를 할 때는 총장의 의견을 듣게 돼 있어 법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징계 사태로 인한 검찰총장 부재 상황에서 빈자리를 채운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와 윤 총장을 옹호한 대검 간부들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이종근 대검 형사부장 등 추 전 장관 진영으로 분류된 인사들이 승진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윤 총장 측에서는 이들을 검찰 핵심 보직에서 배제해 달라는 의견을 법무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전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등 수사팀에 대한 인사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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