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의 나비효과…국내에도 ‘공매도 척결 운동’

입력 2021-02-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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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스탑(출처=연합뉴스)
▲게임스탑(출처=연합뉴스)
미국 개인투자자들이 헤지펀드의 대규모 공매도 물량에 맞선 이른바 ‘게임스탑(GameStop)’ 사태가 한국에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그동안 공매도에 몸살을 앓아왔던 바이오주 투자자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공매도를 척결하자는 움직임이 불고 있다. 올 3월 공매도 중단이 연장되지 않으면 적극적인 매수로 공매도 세력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1일 한국거래소 공매도 통계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가장 공매도 비중이 높은 상위 기업은 롯데관광개발(6.77%), 두산인프라코어(5.02%), 셀트리온(4.93%)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신라젠(9.07%), 케이엠더블유(7.15%), 에이치엘비(6.57%) 순으로 비중이 높다.

현재 기관과 외국인은 공매도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공매도 물량을 갚을 수는 있는 상태다. 때문에 셀트리온의 경우 지난해 3월 2일 기준 1205만 주의 공매도 잔고 수량이 쌓였지만 공매도가 중단된 동안 꾸준히 줄어 지난 1월 27일 기준 652만 주가 남아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 역시 주요주주의 보유주식과 자사주 등을 뺀 실제 유통물량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8% 수준으로 주가 하락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공매도 척결운동’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3월 공매도가 재개되면 공매도 물량이 쌓여있는 종목을 중심으로 공매도가 이뤄지고,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개인투자자들이 오롯이 가져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압도적인 셀트리온(62.97%)과 에이치엘비(85.08%) 주주들이 적극적이다.

이날 한국주식투자연합회(이하 한투연)는 공매도 재개를 일단 1년간 더 연기하고 공매도 제도를 개인에게도 공정하게 근본적으로 개혁하든지 또는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한투연은 우선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이날부터 3월 5일까지 서울 여의도~광화문 일대에서 왕복 운행하며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만약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공매도 잔량 1위 종목인 코스피 셀트리온과 코스닥 에이치엘비를 시작으로 게임스톱처럼 해당 종목 개인 주주들과 연대해 공매도 세력에 맞서는 운동을 시작할 계획을 밝혔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미국처럼 공정한 주식시장에서도 현재진행형 혁명 같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데 우리처럼 썩을 대로 썩은 주식시장은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며 “그들(공매도 세력)만의 리그를 해체할 시간이 다가왔다”고 주장했다.

▲NH투자증권 MTS ‘나무’에서 보이는 ‘대여풀거래서비스’ 신청 화면
▲NH투자증권 MTS ‘나무’에서 보이는 ‘대여풀거래서비스’ 신청 화면
또 증권사 계좌에서 ‘대여풀서비스’ 신청을 해지하자는 주장도 널리 퍼지고 있다. 이는 개인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주식을 기관투자자에게 빌려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관투자자를 이를 통해 공매도를 원활히 할 수 있고, 그 대가로 개인투자자는 많게는 연 7% 수준의 수수료 이자를 받는다. 이 경우 개인투자자가 ‘대여풀서비스’를 해지하면 기관투자자가 공매도를 위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다만, 이는 시장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리는 곳은 다양하다”면서 “개인투자자 주식을 빌려 공매도를 하는 비중은 작기 때문에 공매도 척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의 ‘공매도 척결’ 움직임은 미국 상장사 게임스톡 사태에서 비롯된 나비효과다. 최근 게임스톱의 공매도 비중이 유통물량의 140%가 넘어서면서 개인투자자들이 “헤지펀드가 공매도를 통해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면서 적극적인 매수 운동을 벌였고, 지난 1월 12일 기준 20달러에 불과했던 주가는 2주 만에 1600% 이상 올랐다. 이 과정에서 숏(매도) 포지션을 취했던 헤지펀드는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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