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된 ‘신한금융의 매트릭스 경영’…라임펀드 연대 책임 빌미 제공

입력 2021-02-02 05:00 수정 2021-02-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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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영업채널 복합점포 정조준
일각선 ‘형평성 어긋난 제재’ 비판도

신한금융지주의 ‘매트릭스 경영’이 1조7000억 원대 환매중단을 초래한 라임펀드 사태 제재의 핵심 복병으로 떠올랐다. 매트릭스 조직은 지주사의 투자은행·자산관리 등을 담당하는 사업부문장이 주요 자회사의 임원을 겸직하면서 그룹 차원의 경영 효율화를 꾀한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사가 매트릭스 경영 일환으로 추진한 영업 채널인 ‘복합점포’를 정조준하고 있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신한은행과 함께 신한금융지주도 제재 검토 대상에 올렸다. (관련기사: 2020년 9월 17일자 1면 ‘금감원, 라임펀드 신한지주까지 책임 묻는다’ )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중에선 신한금융만 제재 검토를 하고 있다”며 “신한금융은 지주의 개입과 연관성이 다른 금융지주사와 차원이 다르다. 명확한 매트릭스 체제를 갖추고 있고, 은행에서 판매했다는 점도 다르다”고 말했다.

환매가 중단된 라임펀드 판매사는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 우리은행, 대신증권 등 총 19개사다. 신한금융그룹이 중심에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신한은행 복합점포인 신한PWM(개인자산관리)이 판매한 금액은 600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금감원은 신한금융의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왕미화 WM(자산관리)그룹 부사장을 주목하고 있다. 왕 부사장은 신한은행 WM사업본부장 출신으로 현재 신한금융 부사장보, 신한은행 부행장직을 맡고 있다. 매트릭스 체제가 자충수로 작용해 연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일각에선 금감원이 부실 사모펀드라는 같은 카테고리에서 형평성에 어긋나는 제재를 기획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KB금융도 지주 WM장이 KB증권을 겸직하는 매트릭스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복합점포 내에서 소개 영업을 통해 라임펀드를 판매했기 때문에 명분상 제재 사정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소개 영업으로 제재한다면 얼마나 조직적으로 이뤄졌냐가 관건인데, 결정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슷한 매트릭스 체제인데 검사조차 하지 않는 건 형평성 차원에선 의문”이라고 했다.

매트릭스 조직이란
지주사 산하에 수평 조직을 두고 기업금융, 소비자금융 등 계열사 간 기능이 같거나 고객이 겹치는 사업부문을 묶어 총괄한다. 현재 금융지주 산하에는 은행, 증권, 보험, 캐피털 등 자회사가 있다. 조직이 수직체계이다 보니 업무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이를 효율성 있게 운영하기 위한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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