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중간지주사 전환에 쏠린 눈…인적분할 가능성↑

입력 2021-02-02 08:30 수정 2021-02-0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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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SKT)이 3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컨퍼런스콜에서 지배구조 개편안을 언급할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SKT의 중간지주회사 전환은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3월 주주총회 이전에 개편안을 공개해야 연내 시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달 공식화할 가능성이 크다. 기술적인 방법론에서 그동안 거론됐던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인적분할 유력한 배경 = 인적분할은 기업 가치에 따라 분할 비율을 정해 SKT를 투자회사(홀딩스)와 통신(MNO) 회사로 나누고, 주주들이 기존 지분에 따라 두 회사 지분을 나눠 갖게 된다. 또 투자회사 아래로 SK하이닉스와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 기존 SKT 자회사를 편입한다.

이후 예상되는 절차는 투자회사와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SK㈜와의 지분 정리와 합병이다. SK㈜는 인적분할로 생긴 MNO 회사 지분을 투자회사에 현물출자하고 대신 투자회사 지분을 일부 돌려받음으로써 지배권을 강화한다. 투자회사 역시 SK㈜에서 받은 지분으로 자연스레 MNO 회사 지배권이 올라가게 된다. 이를 통해 SK㈜→투자회사→자회사의 병렬 구조가 완성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고 난 뒤 SK㈜와 투자회사가 합병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물적분할은 인적분할보다 단순하다. SKT가 MNO 부문을 떼어내 100% 자회사로 설립하고 기존 법인이 중간지주회사가 되는 방식이다. 기존 주주에 대한 영향이 적으나 기업 가치 제고 효과는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SKT가 인적분할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는 규제 시행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2022년 시행 예정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의무 지분율이 30%, 손자회사 의무 지분율을 50%로 각각 상향했다. SKT의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0.1%에 불과하다. 올해 안으로 중간 지주회사 전환을 완료해야 수조 원대에 이르는 지분 추가 매입 없이 지배구조 개편이 가능하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인적분할의 주된 목적은 하이닉스를 지주회사가 지배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시간이 없다.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올해 안에 SKT이 인적분할 작업을 완료하는 것이 SK㈜가 하이닉스를 가져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구조 개편 밑 작업 지속 = SKT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지난해 말 박정호 SKT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함께 맡으면서 속도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박 사장이 두 직책을 겸임하면서 SKT의 중간지주사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간지주사 전환을 위한 밑그림은 이미 그려져 있다. 박 사장은 SKT의 MNO, 미디어, 커머스, 보안에 이어 모빌리티까지 더한 5대 핵심사업부 체제를 완성했다. 올해 자회사의 기업공개(IPO) 추진에도 속도를 낸다.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SK브로드밴드,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이 예정돼 있다.

박 사장의 구조개편은 지난해 티맵모빌리티 분사에 이어 계속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안에 SK인포섹과 ADT캡스는 합병을 완료하고 보안전문기업을 출범한다. 국내 2위 물리보안 자회사인 ADT캡스와 국내 1위 정보보안 사업자인 SK인포섹은 합병으로 3년 내 기업가치 5조 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최근에는 100% 자회사인 SK와이번스를 신세계그룹에 매각했다. SKT는 매각 이후에도 국내 스포츠 육성, 지원에 이바지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 첨단 ICT와 결합한 미래형 스포츠 발굴과 투자 등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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