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완전한 민주국’ 5년 만에 재진입…북한은 167위로 ‘꼴찌’
한국의 ‘민주주의 성숙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2일(현지시각)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0’(Democracy Index 2020)에서 한국은 10점 만점에 8.01점을 받아 ‘23위’에 올랐다. 지난해와 순위는 같지만 0.01점 오른 점수다.
이에 따라 한국은 5년 만에 ‘결함 있는 민주국가’(Flawed democracy)에서 ‘완전한 민주국가’(Full democracy)로 발돋움했다.
EIU는 2006년부터 세계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정부 기능 △정치참여 △정치문화 △국민 자유 등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해왔다.
평균 점수에 따라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 4점 초과∼6점 이하는 ‘혼합형 정권’,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국가’, 8점을 넘어서면 ‘완전한 민주국가’로 구분한다.
한국은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9.17점 △정부 기능 8.21점 △정치참여 7.22점 △정치문화 7.5점 △국민 자유에서 7.94점을 받으며, 평균 8.01점으로 5년 만에 ‘완전한 민주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 ‘민주주의 지수 2020’에서는 완전한 민주국가가 23개국, 결함 있는 민주국가가 52개국, 혼합형 정권이 35개국, 권위주의 체제가 57개국으로 각각 조사됐다.
최상위권 완전한 민주국가에는 북유럽 국가들이 포진했다. 노르웨이가 9.81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이어서 아이슬란드 9.37점·스웨덴 9.26점·뉴질랜드 9.25점·캐나다 9.24점 순으로 나타났다.
아시아에서는 대만(8.94점)이 11위, 일본(8.13점)이 21위로 상위권에 올랐다. 대만은 전년 대비 20계단이나 순위가 오르며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큰 진전을 이뤄냈다. EIU는 대만을 이번 조사의 ‘스타’로 평가했다.
반면, 홍콩은 12계단이나 추락한 87위에 오르며 ‘결함 있는 민주국가’에서 ‘혼합형 정권’으로 분류됐다. EIU는 홍콩 순위가 하락한 이유에 대해 “반대의견에 대한 당국의 탄압”을 지적했다. 홍콩 프리프레스는 “홍콩의 순위는 싱가포르나 태국보다도 10여 계단 아래”라면서 “지난해 6월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반체제 인사들이 잇따라 체포되고, 의회인 입법회에서 야당의 목소리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2020년 조사대상국 전체 평균 점수는 5.37점으로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67개국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116개국의 점수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EIU는 “민주주의의 심각한 악화”라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 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평균 1.08점을 받으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북한은 2006년 이후 단 한 번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