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등락을 거듭하며 쉬어가는 장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실적 발표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연속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종목과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3000선 이하에서 조정 시 분할매수 전략을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아직 단기 조정이 마무리되고, 상승추세를 재개할 것으로 보기에는 불안하다. 1월 첫째 주 급등한 이후 코스피(KOSPI)는 4주째 하락과 상승을 반복(주간 수익률 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KOSPI의 고점과 저점도 완만하게 낮아지고 있다. 미국 증시를 보고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단기 방향성이 모호한 국면에서는 시장의 힘을 가늠할 수 있는 거래대금에 주목한다. KOSPI 거래대금은 1월 초 44조 원을 정점으로 빠르게 감소했다. 지난주 반등 시 거래대금은 20조 원대에 머물렀고, 2월 5일에는 19조8000억 원에 그쳤다. KOSPI 거래대금 레벨업(24조 원 상회)을 수반한 상승ㆍ하락 여부에 따라 단기 추세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단기적으로 KOSPI가 좀 더 쉬어갈 수 있다고 보는 이유는 첫째, 4분기 실적 부진 때문이다. 미국 S&P 500기업 184개 중 80% 이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고 있다. 반면, KOSPI 106개 기업 중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웃돈 기업은 43.4%(2월 5일 기준)에 불과하다. KOSPI 4분기 영업이익, 순이익(금융제외)은 전망치를 각각 2.1%, 18.2% 하회 중이다.
둘째, 지난 주말 미국 증시 사상 최고치와는 달리 퀄컴의 매출액 부진으로 인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하락 마감했다.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증시의 단기 상승추세 강화가 쉽지 않다고 보는 이유이다. 이와 함께 원ㆍ달러 환율 반등과 외국인 대량 선물 매도로 인해 여전히 수급변수를 경계해야 한다.
이번 주에는 10일 미국, 중국 물가지표 결과와 옵션ㆍ미니선물 만기가 중요하다. 한국의 설 연휴도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KOSPI의 중장기 상승추세를 예상하지만, 아직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KOSPI 3000선 이하에서 조정 시 분할매수 전략을 유지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 유니버스 200종목 중 실적이 발표된 93종목 가운데 35종목이 전망치를 상회,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37.6%를 기록 중이고, 이들의 잠정치(25조3000억 원)는 연초 전망치(25조9000억 원) 대비 97.7% 수준이다.
지난 5년(2015년~19년) 평균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 비율은 29.3%, 전망치 달성률은 80.9%로 계산된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종목들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나쁘지만은 않은 결과다.
4분기 실적 특징주를 지켜봐야 한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9조 원으로 전망치를 하회했다. 삼성전자가 전망치를 하회한 것은 2019년 1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지난 3분기 대규모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현대차와 기아차는 4분기 뚜렷한 회복을 보였다. 현대차의 4분기 실적은 2016년 2분기 이후 최고치, 기아차는 사상 최대치였다. 다만, 현대차는 전망치를 하회, 기아차는 전망치 대비 높은 실적을 발표했다. 연속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종목과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한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