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2년 만에 두산로보틱스 유상증자…로봇 키우기 본격화

입력 2021-02-08 12:40 수정 2021-02-0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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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캐시카우로 육성하려는 조치…200조 로봇 시장 경쟁 치열해질 듯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인 'H시리즈'.  (사진제공=두산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인 'H시리즈'. (사진제공=두산로보틱스)

두산그룹이 협동 로봇 사업을 하는 두산로보틱스 성장에 팔을 걷어붙였다. 2019년 이후 약 2년 만에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 지원에 나선 것이다.

두산이 3조 원 자구안 마련을 위해 핵심 계열사를 잇달아 매각한 만큼 두산로보틱스의 성장세가 그룹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두산로보틱스, 2년 만에 유상증자 단행

두산이 유상증자를 통해 두산로보틱스를 지원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두산로보틱스에 대해 4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증자에는 100% 지분을 보유한 ㈜두산이 참여하고 출자 주식 수는 9만 주이다. 주당 가격은 5만 원으로 책정됐다.

두산로보틱스의 유상증자는 2019년 이후 약 2년 만이다. 당시 ㈜두산은 두산로보틱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80억 원을 출자했다. 두산이 두산로보틱스 지원에 나선 것은 그룹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키우기 위해서다.

두산그룹은 작년부터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일부 계열사를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라고 불리던 전지박을 생산하는 두산솔루스는 물론 기존 핵심 계열사였던 두산인프라코어마저 팔았다.

매 분기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두산밥캣은 남았다. 그런데도 그룹 재건을 위해서는 남은 계열사들의 성장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로보틱스 등 경쟁사들과 치열한 주도권 다툼 전망

경쟁사들의 행보도 유상증자에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향후 수백조 원 규모로 성장할 로봇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고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444억 달러(약 50조 원)에 달했던 글로벌 로봇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4배 성장한 1772억 달러(약 20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현대로보틱스가 특히 적극적이다. 현대로보틱스는 KT, 현대건설 등 다양한 업체와 손을 잡고 로봇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건설 분야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전 세계 로봇 기업 중 가장 많은 협동 로봇 제품군(10종)을 보유하고 있다. 작년에는 신제품 6종을 선보였다.

협동로봇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했지만, 현재에 안주할 시 다른 업체들보다 존재감이 약해질 위험도 있다.

실제 두산로보틱스는 설립된 지 약 6년이 됐음에도 아직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19년에는 14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악재로 적자에 머물렀다고 업계는 예상한다.

두산은 생존을 위해 로봇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로보틱스는 14일까지 기술 개발 관련 경력 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으로 두산그룹 규모는 대폭 줄었다”며 “두산이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두산로보틱스 등 신사업을 맡는 계열사들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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