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키운 자회사가 효자" 코로나19 속 모회사 지분가치 부각

입력 2021-02-08 14:18 수정 2021-02-0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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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증시 호황에 힘입어 '잘 키운 자회사'를 기업공개(IPO) 시장에 내놓으려는 상장사가 늘고 있다. 대어급 IPO부터 나스닥 상장까지 자회사 상장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모회사 지분가치 재평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IPO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 제출까지 마쳤다. 상장 과정에 문제가 없다면, 내달 중순께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생산으로 주목받으며 약 5조 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곳이다. 최대주주 SK케미칼이 주식 6000만주(지분율 98%)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상장에서 구주 매출로 765만주를 내놓을 예정이다. 구주 매출로 최대 4972억5000만 원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되며, 지분율은 68.4%로 떨어진다.

모회사는 알짜 자회사 상장으로 현금 유입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에 이어 주가 상승 효과도 덤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SK바이오팜 상장 당시 SK관계사 주가가 덩달아 오르며 자회사 상장 덕을 톡톡히 누린 바 있다.

유한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SK케미칼을 글로벌 백신 CMO(의약품 위탁생산기관)를 품은 기업로 평가한다"며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L하우스(안동공장)에서는 세균 및 바이러스 배양, 유전자 재조합, 단백접합 백신 등 다양한 형태의 백신 생산이 가능하며, 24시간 가동 시 연간 5억 도즈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텔레콤도 올해 본격적으로 자회사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원스토어를 시작으로 SK브로드밴드, 11번가, ADT캡스 등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도 2023년 상장을 목표로 두고 있다.

건설사도 자회사 상장 절차를 발고 있다. GS건설은 스페인 소재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 대우건설은 소규모 정비사업과 리모델링 계열사를 담당하는 대우에스티 등을 상장시키기 위해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한 상태다.

롯데렌탈도 상장 대표 주관사 선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도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지, 카카오M을 합병해 카카오엔터를 출범시키며 상장 전 몸값 높이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위지윅스튜디오 자회사 엔피는 올해 상반기 스팩 합병 상장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 예심 청구서를 제출한 상태다. 더블유게임즈도 자회사 DDI에 대해 나스닥 재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현대중공업의 연내 상장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2022에는 현대삼호중공업의 기업공개도 점쳐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요 신사업을 맡은 회사들이 상장 절차를 진행하며 자회사 할인율 적용, 지분율 희석 등 모회사 주가 하락을 우려하는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보면 자회사의 사업계획과 전략 등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모회사 보유가치가 부각돼 긍정적 효과가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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