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카카오 ‘마이데이터’ 패자부활전…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 손질

입력 2021-02-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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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제도 개선 추진

소송·징계로 신사업 발목 잡혀
인허가 ‘심사 중단’ 삭제 검토
“업권별 법적 상충관계 해소 논의”

하나금융과 카카오페이 등이 마이데이터 사업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있을 시 신사업 인·허가 심사를 중단하는 제도를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앞서 27일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사업 본허가를 받지 못했던 금융회사들은 심사가 무기한 중단 되면서 관련 서비스를 중단한 상황이다.

8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금융당국은 업권별 특성을 고려한 신사업 인·허가 심사 제도를 개선해 오는 6월 최종 발표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의 핵심 부분이었던 ‘심사 중단’ 부분을 삭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심사가 보류된 하나금융·경남은행·삼성카드·하나카드·하나금융투자와 카카오페이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한 금융당국은 신용정보업과 자본시장법,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등 금융권 전반의 심사중단 제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금융위는 논의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차후 외부 법률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아 개정된 안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올해 6월을 목표로 상반기 내에 해당 제도를 개선하려고 한다. 은행업법, 보험업법 등 업권별로 법을 바꾸다보면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논의 중”이라면서 “어떤 업종은 안정성을 중요시해야 하고, 어떤 업종은 예측불가능한 특성에 중점을 둬야 하는데 이런 점들을 모두 비교해 검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사중단 제도란 금융기관이 소송, 조사, 검사 등이 진행 중인 경우 사업 인·허가와 대주주 변경승인 심사 절차를 중단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소송이 진행되면서 법률 리스크가 발생하게 되거나, 조사와 검사에 따른 제재로 금융회사가 징계를 받을 경우 인·허가에 차질이 생길 것을 고려한 조치다. 다만, 심사중단의 기준이 모호하고 금융업과 관계없는 소송·검사로 신사업 진출이 막히는 것은 금융규제의 합리성 측면에 맞지 않는 제도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금융위는 올해 초부터 심사중단 제도를 합리적이고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도규상 부위원장은 지난 달 6일 열린 금융업권 간담회에서 “금융시스템의 법적 안정성 제고를 위해 신규 인·허가와 대주주 변경 승인 시 운영하고 있는 심사중단 제도의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7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서는 마이테이터 사업 예비허가를 받았던 28개사가 본허가를 받았다. 하나금융계열사와 카카오페이 등은 대주주에 대한 형사소송 또는 제재 절차 등이 진행되거나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자료를 갖추지 못해 심사가 중단돼 본허가를 받지 못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에 본허가를 받지 못한 금융사들에 대한 구체적인 인가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인가 문제는 제도 개선과는 별개이기 때문에 인가를 어떻게 재개할 것인가는 각 업권 과의 의견을 종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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