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소액 공모 기준인 20억원보다도 적은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결정할 경우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준비 과정이 조금은 까다로워져, 상장사들은 소액공모를 할 경우 통상적으로 19억9000만원, 19억9900만원 등 20억원을 꽉 채운 수준의 유상증자를 결정한다.
하지만 국내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가 처한 상황 혹은 능력보다 과도한 수준의 증자를 결정하거나 증자가 불발행될 경우 유상증자 결정이 추가적인 주가 하락의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증시 침체기에 증자에 실패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어 증자 금액을 결정해야 하는 상장사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윤에코는 11일 정정공시를 통해 신주의 발행주식수를 994만5000주에서 4만2450주로 크게 줄였다. 지난달 18일 첫 유상증자 첫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에서는 자금조달 목적이 시설자금 50억원, 운영자금 39억원, 기타자금 9000만원 등 총 90억원이었으나 정정공시에서는 기타자금에 쓰일 3350만원으로 낮아졌다.
또한 같은 날 유티엑스는 장 마감 이후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2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주의 발행가액은 1870원으로 총 64만2000주의 신주가 발행되며 청약일은 15~16일, 신주의 상장예정일은 내년 1월6일이다.
위지트는 지난 10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동양파이낸셜을 대상으로 13억6600만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7차례 연기한 끝에 9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성공시킨 자강은 11일 6인의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1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또 다시 결정했다.
코스닥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소액 공모를 하는 경우 20억원을 꽉 채우는 것만 봐 왔지, 그에 못미치는 금액의 유상증자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며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둔화 우려로 주식시장이 침체기인 상황에서 처음부터 필요한 금액 수준의 유상증자를 결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안좋은데 과도한 수준의 유상증자를 하는 경우 증자에 실패하는 타 상장사들의 경우를 많이 봤다"며 "그럴 경우 증자 실패가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해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애초부터 이러한 위험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