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거상 심삿갖ㆍ빙그레우스 왕자…'세계관 스토리텔링' 마케팅이 대세

입력 2021-02-1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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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펀슈머 잡아라"…심삿갖 홍보담당자로 영입한 신세계면세점ㆍ빙그레 왕국 건설중인 빙그레ㆍ곰표 컬래버 400개로 늘린 CU 등 다채

'세계관'. 사전적인 의미는 '자연적 세계 및 인간 세계를 이루는 인생의 의의나 가치에 관한 통일적인 견해'라는 뜻이다. 이 개념은 영화나 게임에서 주로 활용됐다. 예컨대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부터 그들이 존재하는 시간적 공간적 배경 등을 통칭하는 말로 세계관이라는 용어가 쓰인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도 세계관을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다. 소비 과정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 펀슈머가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상의 세계관은 소비자에게 재미를 느끼게 해 실제 소비 증대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사진제공=신세계면세점)
(사진제공=신세계면세점)

신세계면세점이 조선시대 거상을 홍보 담당자로 영입한 것도 세계관 마케팅 중 하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의 마케팅을 이끌어갈 가상의 담당자로 ‘심삿갖’ 캐릭터를 새롭게 선보였다.

‘심삿갖’이라는 이름은 신세계면세점의 초성(ㅅㅅㄱㅁㅅㅈ)을 활용해 만들어졌다. 조선시대 명례방(현재 명동)에서 상단을 운영 중 우연히 타임슬립한 거상인 심삿갖이 신세계면세점의 홍보 담당자로 취직 후 공식 SNS채널의 운영을 맡게 된다는 설정이다.

이는 스토리텔링을 중시하는 MZ 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세계관 마케팅’을 적용한 것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심삿갖’이 현대의 면세점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신문물(제품)들을 직접 체험하고 소개하며 고객들과 함께 쌍방향 소통할 수 있는 이벤트 및 콘텐츠 등을 기획해 선보일 계획이다.

▲빙그레우스 캐릭터 (사진제공 빙그레)
▲빙그레우스 캐릭터 (사진제공 빙그레)

유통가 세계관 마케팅의 선두주자는 빙그레가 선보인 '빙그레우스'다.

빙그레는 지난해 초 자사 SNS에 꽃미남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마시스' 게시물을 최초로 게시했다.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우유’ 왕관을 쓰고 ‘빵또아’로 만든 바지와 ‘끌레도르’로 만든 신발을 신는 등 빙그레의 스테디셀러로 스타일링하고 “나, 빙그레우스를 소개하오”라며 근엄한 표정을 짓는 빙그레우스에 소비자는 폭발적으로 반응했다.

올해 2월 기준 빙그레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15만 명에 육박한다. 해당 게시물 업로드 이전(9만7000여 명)과 비교하면 50% 이상 늘었다. 빙그레는 이후 투게더리고리경, 옹떼메로나브루쟝 등 자사 제품을 의인화한 제품을 연달아 내놓으며 '빙그레 왕국 세계관' 구축에 힘쓰고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사진제공=BGF리테일)

편의점 CU는 '곰표' 세계관 확장에 공을 들인다. CU는 지난해 말 천연 화장품 스와니코코와 손잡고 곰표 화장품 3종(쿠션팩트ㆍ클렌징폼ㆍ핸드크림)을 오프라인 단독으로 론칭했다.

CU는 2019년 곰표 팝콘을 시작으로 나쵸, 밀맥주, 빼빼로기획세트, 주방세제 등 대한제분과 10여 가지 곰표 컬래버 상품들을 출시했다. 곰표맥주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10월에는 구두약 제조사 말표산업과 손잡고 '말표' 흑맥주도 내놨다.

이같이 CU가 '곰표 컬래버 상품'을 내놓는 것은 연계 상품이 늘어날수록 동일 시리즈에 속하는 상품들의 수요도 늘어서다. 실제 CU가 지난해 출시한 컬래버 상품은 400여 개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컬래버 상품들의 누적 매출은 전년 대비 7배 이상 늘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스토리' 있는 상품에 반응한다"며 "업계가 상품 출시에 앞서 세계관 등 관련 이야깃거리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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