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규제, 프라임브로커 도입 등 판매 채널 제도 개선 필요”

입력 2021-02-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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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은행 사모펀드 판매잔고 18조4294억…전년比 27.3% ↓

(자료=자본시장연구원)
(자료=자본시장연구원)

최근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판매사의 책임도 예외일 수 없는 만큼, 판매 채널을 개선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형 금융회사는 트랙 레코드가 있는 사모펀드를 종합자산관리와 연계해서 판매하고, 프라임브로커 연계 직판채널을 새로 도입해 신생 사모운용사의 인큐베이션펀드(incubation fund) 지원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18조429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7.3% 줄어들었다. 잇따른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수요와 공급이 모두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대규모 환매중단 이후 개인투자자 대상 사모펀드규제가 바뀌어야 한다고 판단, 특히 대형 금융회사 위주로 구성된 판매채널에 대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모펀드 이슈에는 판매사의 ‘불완전판매’와 ‘내부통제의 부실’도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의 경우 운용회사가 직접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직판 비중이 높은 데 비해 우리의 경우 대형 판매채널을 통한 간접판매가 대부분”이라며 “이 같은 우리나라 판매채널의 특이성이 사모펀드 환매중단에도 부정적으로 작용, 우리나라 사모펀드제도의 개선은 자율과 감시와 감독의 균형을 복원하는 문제에 추가하여 판매채널에 대한 제도 개선 역시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사모펀드 판매 비중은 지난해 8월 말 기준으로 증권 78%, 은행 12%, 기타 8%다. 제조와 판매가 명확히 분리되면서 대형 금융회사가 펀드 판매의 주된 채널이 된 상황이다.

반면 해외사례를 보면, 자산관리채널(PB) 11%, 재간접펀드/일임 23%, 제 3자(third-party) 브로커 17%, 프라임브로커 고객소개(capital introduction) 41%, 기타 8%로 이뤄져 있다. 국내와 달리 대형금융채널 비중이 높지 않고 프라임브로커 소개 직판 등 국내에 없는 직판채널 비중이 높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해외 대형 금융기관이나 브로커 채널도 국내처럼 자산관리서비스와 연계되어 있지만, 대형 금융기관이 상품을 팔 때 운용사의 업력이나 트랙 레코드가 기본적인 고려요소다.

송 연구위원은 “해외의 경우 매니저의 투자전략과 투자자문회사의 운영위험관리능력이 업력과 평판을 통해 검증된 사모펀드가 대형채널을 통해 판매된다”면서 “이 같은 판매관행은 고객 중심 채널이라면 너무나 당연하지만, 우리나라의 최근의 환매중단 펀드를 보면 사정이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15년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설립된 신생 사모전문운용회사들이 대규모로 신규펀드를 설정했고, 이 과정에서 투자전략에 대한 트랙 레코드가 없어도, 그리고 운영위험관리 능력에 대한 경험도 없이 대형 자산관리채널을 통해 개인을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면서 “그리고 그것이 대규모 환매중단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지적했다.

해외 경험을 보면 스타트업 사모펀드들은 투자전략의 성과가 확인될 때까지 외부 투자자금 모집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채널로 진입이 어려워서 매니저 본인과 지인의 자본, 그리고 프라임 브로커 고객소개를 통해 제한적으로 모집한 소규모 자금으로 인큐베이션펀드(incubation fund)를 설정하여 트랙 레코드를 축적하게 된다.

송 연구위원은 “인큐베이션 과정에서 신생 사모펀드는 프라임브로커의 인큐베이션 지원 도움을 받게 되며 이 과정에서 투자자 소개 등의 채널을 이용하게 된다”면서 “프라임브로커 고객소개 기능은 대형채널을 통한 모집이 어려운 상황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유지되고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임브로커 채널은 새로운 채널이 단순히 추가되는 의미를 넘어, 사모펀드 혁신생태계가 유지 발전하기 위한 필수적인 제도인 셈이다.

이에 따라 송 연구위원은 국내에도 브라임브로커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형채널이 고객 중심 채널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업력이 있고, 검증된 사모펀드만 판매할 경우 그 빈 곳을 인큐베이터로서 채워줄 수 있도록 생태계를 이원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어서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프라임브로커의 투자자 소개 근거 규정을 만들고 차이니즈월(정보교환차단벽) 완화를 통해 금융회사 내부에서 고객 정보가 공유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사모펀드 스타트업들은 프라임브로커 제도를 통해 투자 전략의 트랙레코드를 쌓으며 생태계의 혁신을 촉진하고, 개인들은 성과가 안정적으로 확인된 사모펀드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 사모펀드시장의 발전과 신뢰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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