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부족, 3분기까지 지속…정부가 생산국에 협력 요청해야"

입력 2021-02-1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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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협회 보고서, "장기적으로는 해외 의존도 줄여나가야"

▲현대차 울산공장 제네시스 생산라인.  (사진제공=제네시스)
▲현대차 울산공장 제네시스 생산라인. (사진제공=제네시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해 정부가 주요 생산국에 협력을 요청하고, 장기적으로는 차량용 반도체의 해외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10일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과 대응' 보고서를 통해 "적어도 3분기까지는 반도체 공급 차질이 지속할 것"이라 전망하며 이같이 밝혔다.

KAMA에 따르면 대만 TSMC가 세계 공급의 70%를 점유하는 차량 전력제어용 마이크로 콘트롤 유닛(MCU)의 공급 지연이 확산하면서 폭스바겐, 토요타, GM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의 공장 가동 중단이나 생산량 하향 조정이 확대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재고를 미리 확보해 당장 생산 차질은 없지만, 한국지엠(GM)이 부평 2공장의 생산량을 줄이는 등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르노삼성은 르노그룹 차원에서 장기공급을 관리 중이고, 쌍용차는 생산물량 감소로 단기간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 감소 예측.  (자료=IHS마킷)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1분기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 감소 예측. (자료=IHS마킷)

문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시장 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로 인한 자동차 생산량 감축은 올해 1분기에만 67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공급 차질의 핵심인 MCU의 리드 타임(발주부터 납품까지의 소요시간)이 26주∽38주임을 고려하면 3분기까지는 세계적인 공급 차질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KAMA는 국내 업계의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정부가 나서 대만 등 주요 생산국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요청해 단기 물량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존 파운드리(TSMC) 이외의 업체를 발굴하려면 오랜 검증 시간이 필요해 기존 파운드리의 생산 물량 확대가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대체 파운드리 업체를 통한 생산에는 공장적응을 위한 반도체 재설계, 시제품 안전성 확인 등에 최소 1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도 대만 정부에 차량용 반도체 증산을 위한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이와 함께 KAMA는 수급 차질 장기화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전자, DB하이텍 등 국내 파운드리 업체를 통한 대체 생산 역량 확보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는 국내 파운드리 업체의 주력 생산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의 신규투자 인센티브, 세제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국내 팹리스, 파운드리, 자동차 업계 간 협력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해외의존도를 줄여갈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투데이 DB)
(이투데이 DB)

정만기 KAMA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차량용 반도체 공급 차질은 우리 자동차 업계 일부의 위기를 확산할 우려가 있다”라면서 "단기적으론 TSMC 등의 증산을 대만 정부에 요청하는 등 정부 차원의 국제협력 노력이 필요하나, 장기적으로는 국내 자동차 업계와 팹리스, 파운드리 업계 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생산 역량을 확충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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