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속도 내고 있지만...‘복병’ 떠오른 아스트라제네카

입력 2021-02-10 13:28 수정 2021-02-1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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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백신 접종 수 > 누적 확진자 수
아스트라제네카, 고령층·변이 바이러스 예방 효과 의문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9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산타클라라/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서 9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산타클라라/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전 세계 백신 접종 수가 누적 확진자 수를 넘어섰다. 각국은 더 박차를 가할 방침이지만, 접종 속도전에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복병'으로 떠올랐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까지 미국 전역에 배포된 백신 수가 6289만8775회분이라고 밝혔다. 이 중 4321만 회분이 접종됐고 984만 명이 2차 접종까지 마쳤다. 미국 인구가 3억3291만 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10%가 넘는 사람이 백신을 맞은 셈이다.

유럽 내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이탈리아도 백신 접종 규모를 대폭 늘릴 예정이다. 니콜라 마그리니 이탈리아의약청(AIFA) 청장은 “부활절(4월 4일) 이후 월 1000만 명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탈리아는 현재 하루 평균 5만8000명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이날까지 263만 명이 백신을 맞았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는 전날 ‘광속 프로젝트(Project Light Speed)’를 통해 백신 생산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미국 내 생산공장 3곳의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백신 생산의 시작인 DNA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을 최대 7일 앞당겨 효율성과 생산량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각국이 백신 조달과 공급에 발벗고 나서면서 전 세계 접종 수는 확진자 수를 이미 넘어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까지 73개국에서 백신 1억3832만 회분이 접종됐다. 미국 존스홉킨스대가 발표한 전 세계 누적 확진자 수는 1억686만 명으로, 백신 접종 수보다 적다. 하루 평균 접종 수는 485만 회분에 달한다.

속도를 더 끌어올려야 하는 시점이지만 각국 정부의 백신 프로그램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 시험에서 고령층과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가 고령층에 예방 효과가 있다고 해명했으나 프랑스와 독일, 노르웨이 등에서는 65세 이상 연령층에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제한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8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00만 회분을 받아 접종할 계획이었지만,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적다는 이유로 백신 사용 계획을 중단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아스트라제네카의 긴급 사용 승인을 미루고 있다.

특히 개도국 상황이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백신 공동구매·배분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이하 코백스)'가 올해 상반기 배포 계획 중인 백신 3억3700만 회분 가운데 3억3600만 회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다. 미국 제약사 화이자 백신은 120만 회분에 불과하다. 코백스가 개발도상국 등 백신 접근성이 떨어지는 국가에 우선 보급하겠다고 밝힌 만큼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에 문제가 생기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백신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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