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시술 의사 '무죄'…"‘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소급 적용"

입력 2021-02-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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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산모의 요청으로 인공임신중절(낙태) 시술을 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헌법재판소가 해당 의사에게 적용된 일부 낙태죄 조항에 대해 사실상 위헌 결정을 내린 점을 고려한 판결이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은 낙태 시술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산부인과 의사 A 씨에게 "원심판결과 1심 판결을 모두 파기한다"며 지난달 28일 무죄를 선고했다.

A 씨는 2013년 9월 약 5주 된 임산부 B 씨의 요청으로 낙태 시술을 했다. 검찰은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고 낙태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는 형법 제270조 1항을 적용해 A 씨를 재판에 넘겼다.

A 씨는 임신이 지속되면 산모의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낙태 시술을 했기 때문에 모자보건법상 위법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피고인이 낙태 시술을 할 당시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임부의 건강을 심히 해하고 있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었다고 볼 수 없다"며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형의 선고를 유예했다.

A 씨와 검찰 모두 항소했지만 2심은 양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판결 이후 헌재는 해당 형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지난해 12월까지 법 개정을 주문했다. 법 개정 전까지는 해당 조항이 계속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회는 헌재가 제시한 기간에 법 개정을 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은) 법률 조항에 대한 위헌 결정"이라며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선언된 이 사건 법률 조항은 소급해 그 효력을 상실하므로 이 사건 법률 조항을 적용해 공소가 제기된 업무상 촉탁 낙태의 피고 사건에 대해 형사소송법에 따라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됐다"면서 원심과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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