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오프라인 유통업계에서 편의점 3사 매출이 백화점 ‘빅3’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여파에 패션 매출 비중이 높은 백화점이 타격을 입은 반면 편의점은 점포 수를 확대하며 담배 매출까지 늘어난 결과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통업계 매출 중 온라인 매출 비중은 46%로 전년의 42%에 비해 4%p(포인트) 늘었다. 이에 반해 오프라인 유통사의 매출 비중은 58.6%에서 53.5%로 내려앉았다. 코로나19 여파에 즉시성과 편의성을 중시하는 소비문화가 정착되고, 온라인과 비대면 소비 확산 추세에 따라 온라인 매출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부적으로는 오프라인 업계에서도 희비도 엇갈렸다. 2019년만 해도 유통업계 전체 매출 중 18%로 대형마트(19%)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백화점은 지난해 15%로 쪼그라들었다. 대형마트도 18%로 1%p(포인트) 내렸다. 다만, 편의점 매출 비중은 직전 연도와 같은 17%로 변화가 없었다.
이에 따라 편의점 3사의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백화점 3사 매출을 눌렀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는 백화점은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대형마트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곳을 기준으로 한다. 편의점은 씨유(CU)와 GS25, 세븐일레븐이 대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외출 자제와 다중이용시설 기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주춤한 가운데 편의점이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먹거리를 주로 취급하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에 비해 의류·패션 잡화 비중이 높은 백화점의 경우 이커머스 등 온라인 쇼핑에 고객을 뺏긴 이유도 크다.
실제 산업부에 따르면 여성의류와 남성 의류, 잡화 등 백화점의 비식품 매출 비중은 86%에 달한다. 이 영향으로 백화점의 작년 매출은 2019년에 비해 9.8% 주저앉았다. 실제 롯데쇼핑의 백화점 부문 매출은 지난해 2조6550억 원으로 15.2% 줄었고, 현대백화점의 백화점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9.5% 감소한 1조7504억 원의 순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편의점은 코로나19 여파에 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으며 음식점과 카페 등을 폐업하는 대신 편의점 개업으로 갈아타는 이들이 늘면서 매출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편의점 3사의 점포 수는 총 3만9962개로 2019년 말에 비해 2151개 늘었다. 이는 2019년 전체 증가치 2135개보다 높다.
하늘길이 끊기고 면세점 이용이 어려워지며 담배 수요가 몰린 부분도 있다. 지난해 편의점 매출은 2.4% 늘어났는데 이중 담배 매출은 4.9% 증가했다. 2019년 3.6%에 비해 1.4%p(포인트) 높은 수치로 전체 카테고리 중 신장률이 가장 높다. 지난해 4월부터는 재난지원금으로 편의점을 이용할 수 있게 한 원인도 꼽힌다.
이에 따라 편의점 매출도 좋았다. CU(씨유)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6조1813억 원으로 전년대비 4.0% 증가했고, 편의점 GS25의 지난해 연매출은 6조 9715억원으로 1.7% 올랐다.
다만 내실까지 받쳐준 것은 아니다. 담배의 경우 대표적인 저마진 상품으로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바가 적다. 담배의 판매 마진은 통상 9% 내외에 불과해 과자나 라면, 주류 등의 마진 30~40%에 비해 낮다. 여기에 편의점 오픈에 따른 비용까지 더해지면서 지난해 CU의 영업익은 17.5% 떨어졌고, GS25도 10.6% 뒷걸음질쳤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전체 매출에서 담배 매출 비중이 늘어나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준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