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여자 프로배구 선수 이재영·다영(26·흥국생명) 자매의 학교폭력 논란에 결국 쌍둥이 자매에 대해 ‘무기한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15일 흥국생명은 공식자료를 통해 “구단은 사안이 엄중한 만큼 이재영·이다영 선수에 대해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단은 “피해자분들께서 겪었을 그간의 상처와 고통을 전적으로 이해하며 공감한다”면서 “이번 일로 배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 학교 폭력은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두 선수는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등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흥국생명은 “사안이 엄중한 만큼 해당 선수들에 대해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다”면서 “두 선수는 자숙 기간 중 뼈를 깎는 반성과 피해자분들을 만나 용서를 비는 등 피해자분들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라면서 징계 수위에 관해 설명했다.
더불어 “구단은 이번 일을 거울삼아 배구단 운영에서 비인권적 사례가 없는지 스스로 살피고, 선수단 모두가 성숙한 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면서 “이번 일로 상처받은 피해자분들과 배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폭 의혹에 이어 자매의 어머니인 김경희 씨가 과거 팀 전술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지난 1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뉴스를 통해 접하고 아이들이 올린 글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며 “10년이 된 일을 우리 아이들이 마음 속에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모로서 안 될 것 같았다”라고 운을 뗀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자신을 이재영·다영 자매의 학교폭력 피해자 부모라고 소개했다.
A 씨는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이재영·다영 자매)만 하는 배구였지 나머지는 자리만 지키는 배구였다. 타 학부모 관람석을 지날 때 여러 번 듣던 소리는 ‘쌍둥이만 서로 올리고 때리고 둘만 하는 배구네?’라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고 말했다.
A 씨는 “시합장 학부모 방에서 김경희 씨가 자기 딸에게 하는 전화 소리를 들었다. 정확하게는 ‘언니한테 공 올려라, 어떻게 해라’라며 코치하는 소리를 정확하게 들었다”면서 쌍둥이 자매의 어머니인 김경희 씨와 관련된 일화도 털어놨다.
그러면서 “흥국생명과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 지금 방관자 아니냐. 피해 아이들이 있고 한두 명이 아닌 상황인데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며 “이재영·다영 자매는 피해자들에 진실된 사과를 할 마음이 없어 보이니 그에 걸맞은 엄벌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영·다영 자매의 어머니인 김경희 씨는 전 국가대표 배구선수 출신으로, 고교 시절 동년배 중 랭킹 1위 세터로 통하는 등 배구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친 인물이다. 지난해 배구협회가 주관한 ‘장한 어버이상’을 받기도 했다.
한편, 한국프로배구는 지난 13일 OK금융그룹의 송명근(28), 심경섭(30) 선수까지 학폭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패닉에 빠진 상태다.
OK금융그룹은 13일 입장문을 내고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피해를 주장한 누리꾼은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제대로 된 사과를 촉구했다. 결국 송명근은 1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학폭 폭로 내용을 모두 인정하고 공개사과했다. 그리고 자숙의 의미로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OK금융그룹은 이르면 오늘 징계 수위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