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금태섭, 실무진 협상 '잡음'…범야권 1차 단일화 흔들리나

입력 2021-02-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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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된 주장에 갈등 깊어져…오후 실무협상 진행키로

▲4월 보궐시장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왼쪽)와 금태섭 후보. (신태현 기자 holjjak@ / 국회사진취재단)
▲4월 보궐시장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왼쪽)와 금태섭 후보. (신태현 기자 holjjak@ / 국회사진취재단)

4월 보궐시장 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무소속 금태섭 후보 간 범야권 1차 단일화에 노란불이 켜졌다. 두 후보 측 실무진이 토론 방식을 두고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다. 안 후보 측은 금 후보 측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는 반면 금 후보 측은 안 후보 측 주장이 면피용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양측 실무진이 이날 오후 추가 협상을 진행하며 합의할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황이다.

토론회 앞두고 실무협상 결렬…안철수 측 "자기중심" vs 금태섭 측 "황당"

애초 안 후보와 금 후보는 이날 오후 제3지대 경선을 위한 1차 TV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다만 실무 협상 과정에서 토론 방식과 토론 방송사를 두고 의견 차이를 보이며 협상이 결렬됐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15일 통화에서 금 대표를 향해 "아무리 품고 가려고 해도 기본적인 선이라는 게 있다"며 "너무 무리하고 자기중심적이면 협상은 할 필요가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후보 측은 금 후보 측이 실무협상에 나오지 않아 협의가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본인들이 얘기하는 걸 다 포함해서 얘기할 수 있다고 하는데 회의장에 안 나왔다"며 "만나서 얘기해야지 전화로 계속 사람을 붙들고 다 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고 설명했다.

금 후보 측은 이 같은 주장이 황당하다고 반박했다. 금 후보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실무협상단이 전날 8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통화를 했다"며 "그래도 결론이 안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무작정 아무것도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얘기가 되고 만나서 진행해야 하는데 결론이 안 나고 입장만 고수했다"며 "그래놓고 11시에 갑자기 나오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TV 토론 관련 선관위 권고 두고 이견…선관위 "의무 아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측 실무진이 협상에 난항을 겪은 배경은 TV 토론 형식 때문으로 보인다. 먼저 양측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권고 사항을 두고 이견을 보였다.

애초 안 후보 측은 선관위의 권고 사항을 이유로 토론을 보류하자고 주장했다. 선관위는 10일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 간의 유권해석을 양측 캠프에 전했다. 방송 토론은 1회, 취재와 보도, 중계는 선거 운동의 공정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해석이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국민의힘과 경선이라는 1등 후보로서 더 중요한 게 남아있는데 시작 단계에서 (금 후보와 TV 토론을) 해 버리면 국민의힘이 뭐라고 하겠냐"며 "국민의힘 답을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관위 권고는) 더불어민주당의 견제 대상 1위라서 사전에 그걸 방어할 자세를 살펴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관위 권고 사항을 지키지 않아 문제가 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금 후보 측은 선관위의 해석은 권고에 그친다며 기존대로 토론을 진행해도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 측이 유권해석을 맡긴 것처럼 얘기하는데 전혀 아니다"라며 "선관위가 알려주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단일화 과정에 방송 토론을 두 번 한다고 하니깐 선관위가 으레 하듯이 말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선관위도 해당 내용을 권고 차원에서 알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10일 두 후보 측에 선례를 사전에 안내했다"며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토론 방식이나 일정, 횟수 등을 가진 정보가 없다"며 "그런 부분을 정해서 주면 관련 부서에서 답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TV 토론 방송사 선정부터 이견…양쪽 모두 일방적이라 주장

양측은 TV토론 방송사 선정을 두고도 갈등을 겪었다. 양측이 주장하는 방송사가 다른 상황에서 서로 공정성을 이유로 협의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금 후보 측은) 실무진이 아닌 제3자가 다니면서 TV토론을 할 거라고 해서 편성까지 받아놨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양쪽이 다 아는 방송사를 논의하려고 하는데 저쪽에선 안 된다고 한다"며 "공정하게 방송사를 객관적으로 협상하기 위해 선정하는 것인데 '너희 이거 받아'라는 식으로 한다"고 비판했다. 금 후보 측이 실무진도 아닌 다른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방송사를 선정해 안 후보 측에 전달했다는 의미다.

금 후보 측은 안 후보 측의 이 같은 주장이 면피용이라고 반박했다. 금 후보 측 관계자는 "(방송사 선정을) 우리한테만 좋게 하겠냐"며 "특정 방송사 쪽 사람과 계속 꾸준히 친분을 갖고 뭘 해왔기에 싫다고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도 싫다 해서 다른 방송사도 얘기했다"며 "이래도 흥 저래도 흥 이런 느낌이 난다"고 지적했다.

금 후보 측의 발언은 안 후보 측이 제안한 방송사의 TV 토론 진행자가 안 후보 측 토론 연습팀에 포함돼 불공정하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은 금 후보 측이 "방송 프로그램 앵커가 안 후보 토론 연습 팀에 들어와있다고 했다"며 "100% 허위"라고 반박했다. 이어 해당 방송사가 양측 모두에게 TV 토론 제안을 했기 때문에 편성을 방송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양측 실무진, 오전까지 논의 없어…오후 협상 진행하기로

▲무소속 금태섭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서울 종로구 동숭로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가진 전국장애인차별연대 간담회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무소속 금태섭 서울시장 후보가 15일 서울 종로구 동숭로 노들장애인야학에서 가진 전국장애인차별연대 간담회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오전까지만 해도 대화가 오가지 않던 양측 실무진은 이날 오후 추가 협상을 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금 후보 측 관계자는 "실무협상단이 연락을 안 하고 있다"며 "우리는 우리의 제안을 다 했다"고 설명했다. 안혜진 대변인도 "전날 실무진이 40분을 기다린 후 실망하고 돌아왔는데 그 이후로 입장문을 내서 피드백이 왔으면 했다"며 "실무진끼리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두 후보가 단일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양측이 협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TV 토론은 당연하게 하게 될 것"이라며 "금주 내에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금 후보도 "(안 후보가) 다른 안이 있으면 주시고 저희는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며 "이번 주 중 시민들이 보실 수 있는 제대로 된 토론을 갖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측 관계자에 따르면 실무진은 이날 오후 3시 30분에 만나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오후에 협상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금 후보 측 관계자도 "협상이 충분히 이뤄져서 이번 주 중으로 TV 토론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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