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업계 '빅3' 구제금융안의 상원 통과가 불발됐다는 소식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구제안 가결을 두고 '임금과 복리후생' 문제에서 공화당과 노조간 온도차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향후 국내증시는 대외 이슈에 일희일비 하는 장세를 불가피하게 연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증권업계는 12일 전날 미 하원에서 통과된 '빅3' 구제 금융안이 이날 상원에서 합의에 이르는데 결국 실패함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 참가자들의 투자심리가 재차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최근 매수세로 돌아선 외국인들의 매수 포지션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 시장 불안 우려가 재차 고조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으로는 이번 '빅3' 불발 소식이 돌발 악재가 아닌 만큼 시장참가자들이 이러한 상황까지도 고려하고 있었다고 판단, 최근 단기 급등세를 연출했던 코스피지수 상승 부담감이 이날 악재와 맞물려 낙폭이 다소 과하다고 보여지나 이는 일시적인 충격일 뿐 '빅3'가 어떤 식으로든 구제금융을 지원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빅3' 구제금융 불발 악재를 이미 코스피지수 하락으로 반영한만큼 이제 관심은 구제안 부결 이후 '빅3' 회생 여부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만약 자동차 업계 파산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 경우 최근 수그러든 금융불안이 재차 고개를 들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정치적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상황은 어떻게든 변화 가능하다"며 "최악의 경우 파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겠지만 이번 상원 통과 부결에도 어떤 식으로든 '빅3' 회생을 위해 재협의를 거친 이후 의회에 재차 상정하거나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연구원은 "미국증시의 경우 하루걸러 등락이 오갔지만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보여왔었고 이는 '빅3' 구제금융 지원 기대감에 따른 것"이라며 "이날 지원 불발 소식으로 국내증시를 포함 전 세계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도 "이날 구제금융 불발 소식이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지만 미 자동차 업계 '빅3' 구제금융안은 결국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며 "시장참가자들은 이러한 재료가 그동안 시장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문제인 만큼 지나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악재가 주식시장 참가자들에게 한 가지 던진 문제가 있다면 바로 구제안 통과 여부과 관계없이 구제금융안 지원 이후의 시장 변화"라며 "현 시점에서 구제금융안이 갖는 상징성과 실효성에 대한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이날 미 자동차 업계 구제금융안 불발 소식은 분명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코스피지수의 급락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판단했다.
곽 연구원은 "국내증시는 이미 이러한 호재와 악재를 모두 반영하고 있었고 기술적으로도 1150선을 넘어 1200선 돌파를 앞두고 기술적 저항선상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그동안 제기됐던 조정 장세가 이날 악재와 맞물려 과도한 하락세를 연출한 것일 뿐"이라고 '빅3' 지원 불발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실물 부문의 위기가 부각되는 가운데 금융 부문의 위기가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발생, 이는 재차 금융 불안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이번 주말 구제금융과 관련된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류 연구원은 "특히 금융 불안으로 문제가 확산될 경우 지난 10월 폭락장세가 재발할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서도 미 정부의 가시적 조치가 뒤따를 것이고 의회 통과가 어려울 경우 미 재무부를 통한 직접 구제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