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톡!] 2년 만에 결론 난 LG·SK 배터리 소송

입력 2021-02-15 18:05 수정 2021-02-16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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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완승...SK이노 천문학적 합의금 지불 위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10일(현지시간) LG에너지솔루션(구 LG화학 전지사업부)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줬다. ITC는 결정문에서 SK이노베이션의 일부 배터리에 대해 미국 내 생산·수입을 10년간 금지하는 ‘제한적’ 배제 명령을 내렸다. LG의 완승이다.

LG와 SK의 영업비밀 침해소송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분쟁의 발단은 LG화학 배터리 사업부 주요 인력 76명이 SK이노베이션으로 이직한 사건이었다. LG는 이직 과정에서 대규모 영업비밀이 유출되었다고 하면서 2017년 12월 직원 5명에 대한 전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다. 이어 LG는 2019년 4월 미국 ITC 및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소송을 제기하고, 같은 해 5월 산업기술유출 혐의로 서울경찰정에 고소장을 접수하기에 이른다.

이쯤 되면 LG가 SK에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게 아닌가 할 정도다. 실제 LG와 SK의 특허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는 2011년 12월 자사의 분리막 특허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으나, 3년여간 이어진 소송 끝에 패소한 바 있다. 이번 영업비밀 침해소송에서 LG가 명예회복을 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유다.

하지만 LG가 영업비밀 침해소송을 집요하게 지속한 것은 단순히 감정적인 이유에서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LG는 누가 뭐래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절대 강자로서 10년 이상의 연구개발로 보유한 특허만 1만5000건이 훌쩍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핵심인력 다수가 SK이노베이션으로 이탈했고,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11월 폭스바겐의 ‘전략적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으니 LG 입장에서도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SK이노베이션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60일 이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ITC의 결정으로 SK에게 합의 이외의 선택지는 거의 없어 보인다. 미국 조지아 배터리 공장 설립에 약 3조 원을 투자한 SK로서는 수조 원의 합의금은 정말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향후 영업비밀 침해 리스크의 본보기가 되는 리딩 케이스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태영 LNB 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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