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기업가치 55조 평가에 이베이·티몬·11번가·쓱닷컴도 화색?

입력 2021-02-16 10:48 수정 2021-02-1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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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으로 55조 원의 시장 가치가 매겨지며 몸값이 치솟자 상장 또는 매각을 진행하던 이커머스 경쟁사들도 재평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쿠팡은 지난 1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이하 보통주) 상장을 위해 양식에 따라 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상장 추진 대상은 쿠팡 지분 100%를 가진 모회사 쿠팡LCC(미국 법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쿠팡의 기업가치는 30조 원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몸값은 2배 가까운 55조 원대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는 “2014년 알리바바그룹의 블록버스터 데뷔 이후 가장 큰 외국 회사의 기업공개(IPO)가 될 전망”이라며 쿠팡의 경우 500억 달러(약 55조4000억 원)를 넘는 밸류에이션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야후 파이낸스는 쿠팡의 NYSE 상장이 알리바바 이후 최대 규모의 아시아 기업 IPO라면서 “아마존이 도어대시, 인스타카트를 만난 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경쟁을 벌이던 이커머스 업체들도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받는 업체는 네이버다.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9.1% 성장한 161조 원으로 추정되는데 네이버와 쿠팡은 각각 17%와 13%의 점유율로 1, 2위를 차지했다. 2016년 각각 7%와 4%였던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것이다.

교보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쿠팡의 상장으로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높은 경쟁 강도를 뚫고 시장 성장을 능가하는 성장률을 보여주는 상위 사업자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2위 이커머스 사업자인 쿠팡이 향후 성장성을 인정받아 NYSE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1위 사업자인 네이버쇼핑 또한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도 쿠팡 효과에 화색이 돈다. 더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현재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도 쿠팡과 시장 점유율 2~3위를 다투고 있지만 시장에서 추정하는 몸값은 쿠팡의 10분의 1 수준인 최대 5조 원대에 불과하다.

현재 상장을 추진중인 티몬과 11번가도 쿠팡의 높은 몸값을 반기는 업체들이다. 코스닥 상장을 준비중인 티몬은 2017년 한 차례 무산된 적이 있지만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다시 추진 중이다. 지난해까지 업계에서 거론하는 티몬의 몸값은 최대 2조 원 수준이다. 쿠팡의 높아진 위상으로 국내 시장 자체가 재평가받으면서 티몬의 몸값도 재평가 받을 가능성이 있다.

11번가도 모회사인 SK텔레콤이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회사들의 순차적인 IPO를 공언한 바 있다. 그 일환으로 조직개편을 통해 코퍼레이트2센터 산하 기업공개(IPO) 추진담당을 신설했다. 특히 2018년 국내 기관 투자자로부터 5000억 원의 투자를 받으며 2023년까지 상장을 통해 투자 회수를 약속한 만큼 11번가의 상장 추진은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당시 11번가의 시장 가치는 2조5000억~3조 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SKT가 11번가 성장을 바탕으로 한 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해 올해부터 협력이 본격화되는 만큼 시장에서 매겨지는 몸값은 더 뛸 여지가 충분하다.

최근 성장세가 더욱 돋보이는 이마트의 SSG닷컴 역시 몸값 상승이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쓱닷컴은 쿠팡과 유사한 B2C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으로 향후 5년내 하루 배송 물량을 3배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라면서 “쿠팡의 밸류에이션 적용 시 쓱닷컴의 적정가치는 3조~5조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만 사업을 하는 쿠팡의 가치가 기대보다 높게 매겨지면서 상장을 준비하던 경쟁사들에는 희소식”이라면서도 “다만 미국 증시의 경우 국내와 달리 상장시 몸값이 부풀려지는 경향이 있고, 현재 점유율보다는 미래 가치에 따라 평가받는 부분도 있어 섣부른 기대는 성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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