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 및 공장가동 중단 등 유래없는 동반 침체에 허덕이는 산업계에 모처럼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그동안 수요 감소와 높은 재고 비율로 인해 공장 가동률을 낮췄던 석유화학업체들이 다시 공장 가동률을 정상수준까지 회복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좀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수요가 일부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다 소진된 재고를 일정수준까지 확보해 두려는 시도로 보인다.
12일 유화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3공장(에틸렌 기준 연산 40만t)을 셧다운(가동 중지)했던 여천NCC는 지난 9일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
여천NCC 관계자는 "재고가 많이 소진됐기 때문에 공장 가동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여천NCC의 공장 전체 가동률은 70%에서 94%로 높아졌다.
이 관계자는 "재고 소진과 함께 업황이 안좋아 가동률을 낮춰던 대림산업과 한화석유화학 등의 가동률이 최근 상향된 것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여천NCC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된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국내 최대 업체다.
한화석유화학 역시 최근 공장 가동률을 85%에서 100%로 높였다. 한화석화 관계자는 "조금씩 수요가 증가하고 그동안 가동률 감소로 재고가 소진됐기 때문"이라며 "소진됐던 재고를 일정수준까지 확보하기 위해서 상향 조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호남석유화학는 지난달 25일부터 나프타분해시설(NCC)를 비롯한 다운스트림 설비 가동률을 70%에서 85%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업계는 현재 공장가동률 조정이 수요 회복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기 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재고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월말 울산의 나프타분해(NCC) 공장 가동을 멈춘 SK에너지는 당분간 공장 재가동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올해 말까지 공장가동률 70%를 유지키로 했다.
LG화학도 당분간 여수공장과 대산공장의 NCC 가동률을 현 수준인 90%와 85%를 각각 유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