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중견 해운사들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에도 선방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중견 해운사들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사업 영역을 확장해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17일 해운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KSS해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27억 원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쇼크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19년(529억 원)과 비슷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가스선 부문이 실적에 크게 이바지했다. KSS해운은 지난해 일부 대형 가스운반선의 용선료 인상을 단행했다.
선박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등 사고 예방 활동에 따른 비용 절감도 호실적에 한몫했다.
벌크(건화물)선사인 팬오션, 대한해운의 실적은 반등했다.
팬오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252억 원으로 전년 대비 7.2% 상승했다. 대한해운은 13.3% 오른 영업이익 1459억 원을 달성했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인프라 투자로 철광석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를 운반하는 벌크선 운임이 오른 데 따른 결과다.
실제 벌크선 운임의 기준이 되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해 10월 예년보다 2배 이상 높은 2097포인트를 기록했다.
중견 해운사들은 상승세를 유지하기 위해 신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KSS해운은 MR 탱거 시장에서 보폭을 넓힌다. 석유화학 제품의 기본 원료인 납사를 주로 운송하는 MR 탱커는 다른 선종 대비 탄탄한 물동량이 형성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입지를 다지고자 지난해 GS칼텍스와 MR 탱커 1척에 대해 5년간 장기운송 계약을 했다.
현재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 중인 MR 탱커는 글로벌 메탄올 운송선사인 워터프론트 쉬핑과 맺은 15년간 장기대선 계약에 투입될 예정이다.
팬오션, 대한해운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팬오션은 작년 12월 세계적인 에너지 회사인 쉘과 LNG선 2척에 대해 7년간 장기대선 계약을 체결했다.
비슷한 시기에 포르투갈 에너지 기업 GALP와도 LNG선 1척에 대한 대선 계약을 맺었다.
팬오션 관계자는 “LNG 사업은 대규모 자본 투자 및 높은 선박 운용 관리 기술 등이 요구된다”며 “(잇따른 계약은) 해외에서도 당사의 기술적 신뢰도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대한해운은 지난해 LNG 사업을 물적 분할해 대한해운엘엔지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작년 8월에는 쉘과 LNG선 2척의 장기대선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