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애플카 협력 무산에 다시 PBR 1배 밑으로

입력 2021-02-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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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셉트카 45 (현대자동차)
▲콘셉트카 45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애플과의 전기차 공동생산 협력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진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다시 1배 밑으로 떨어졌다. PBR이 1배보다 낮으면 기업이 가진 순자산의 가치가 시가총액보다 높은 것으로, 성장 기대감이 극히 위축된 것을 의미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PBR은 0.93배이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당장 회사 자산을 모두 처분해도 주주들에게 주가 이상을 지급할 수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최대 IT기업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위탁 생산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지만, 세부 사항 조율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명 '애플카(애플 전기차)' 생산 기대감으로 현대차는 시가총액 순위 5위까지 올라섰고, PBR도 1배를 넘기기도 했다. 현재 기아의 PBR은 1.17배, 현대모비스가 0.94배이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PBR이 1배 이하인 종목은 현대차가 유일했다. 지난해 1배 초반 수준이었던 삼성전자도 꾸준한 주가 상승으로 2.22배로 올랐고, SK하이닉스도 1.85배로 나타났다.

이 밖에 LG화학 4.27배, 네이버 14.76배, 삼성SDI 4.46배, 셀트리온 14.73배, 카카오 8.45배 등이었다. 시총 상위 종목에선 제조업보다 IT·소프트웨어와 바이오 기업의 PBR이 높게 형성됐다. 이들 업종의 성장 기대감이 주가를 강하게 받쳐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국내 자동차 산업은 이미 포화상태로 접어들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가 2400만대를 돌파했다. 국내 총가구 수가 2100만여 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1가구당 2차량 시대에 접어든 셈이다. 자동차 소비 여력은 갈수록 줄고, 독일과 미국, 유럽 등 외국산 자동차 선호 현상으로 갈수록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자동차산업의 투자 매력이 낮은 실정이다.

다만 현대차의 해외 실적은 나쁘지 않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1월 판매는 각각 5%, 11%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4만6000대, 4만5000대였다. 시장점유율은 4.2%, 4.1%로 각각 전년 대비 0.3%포인트, 0.5%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생산 차질도 현대차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장기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엠(GM), 포드, 스텔란티스(FCA+PSA), 도요타, 혼다, 닛산, 스바루, 폭스바겐, 다임러 등 총 9개의 글로벌 메이커가 반도체 공급 차질로 일부 생산 라인이 중단됐다. 폭스바겐은 상반기까지 생산 차질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반면 현대차, 기아, BMW 등 3사는 반도체 재고를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어 당분간 생산 차질은 없을 전망이다.

전기차생산플랫폼(E-GMP)으로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남아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체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것이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이라며 "아이오닉이 전기차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애플과의 파트너십 체결에 굳이 연연할 필요가 없으며, 실패한다면 파트너십을 체결하더라도 단순 하청 업체에 불과한 관계"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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