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로 기업들의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국내 기업들 10개 중에서 3곳이 신용평가사로부터 '투기등급'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14일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 중에서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신정평가 등 3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기업들(617개사)의 신용등급을 분석한 결과 'BB' 이하의 투기등급으로 분류된 기업 수가 총 183개사로 전체의 29.7%를 차지했다.
이 중 'BB+~B-' 등급을 받은 147개 기업들은 원리금 지급 능력이 당장은 문제되지 않지만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거나, 원리금 지급 능력이 떨어져 불황 때 이자지급이 확실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된다.
최근 한신평은 부동산시장 침체로 건설사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며 중앙건설 등 일부 건설사들의 장기 회사채 신용등급을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BB등급 이하)으로 내렸다.
또 최하위인 'CCC~D' 등급을 받은 기업 수는 총 37개사로 전체의 5.8%로 집계됐다.
C 등급은 채무 이행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를 나타내며 D 등급은 부도나 화의 등으로 이미 채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에 있는 기업들에 부여된다.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C&중공업과 C&우방, C&상선 등의 C&그룹 계열사들이 CCC 등급을 부여받았고 최근 회생절차에 돌입한 신성건설 등의 5개 기업들의 회사채는 'D' 등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보통 신용등급은 원리금 지급 능력의 정도에 따라 'AAA~D' 등급으로 분류되며 등급이 낮을수록 위험이 크다는 의미이다.
KIS채권평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관련 건설사나 통화파생상품인 키코(KIKO)투자로 손실을 입은 기업들이 잇따라 어려움에 처하면서 등급이 하향조정된 기업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