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전후해 서울 아파트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다음 달까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정부 정책이 효과를 낼 수 있으리란 관측도 나온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지난 2주 동안 0.17% 상승했다. 직전 2주 동안 서울 아파트값이 0.32% 오른 것과 비교하면 오름세는 유지됐지만, 기세가 한풀 꺾였다.
도봉구(0.32%)와 성북구(0.29%), 강동구(0.28%) 순으로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았다. 도봉구와 성북구에선 중ㆍ저가 아파트가, 강동구에선 재건축 추진 아파트가 시장을 주도했다. 다만 직전 2주간 조사에서 이들 지역 아파트값 상승률이 0.3~0.6%에 달했던 것보다는 오름세가 완만해졌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2·4 공급대책과 연휴 등이 동시에 겹치면서 수요층 일부가 관망세로 돌아선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연휴 직전인 이달 4일 총 83만 가구 규모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주택 공급 기대감이 회복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4일 이후 매매된 주택이 공공 직접시행 정비사업(공공이 전권을 가지고 추진하는 재건축ㆍ재개발 사업), 도심 공공주도 복합개발 사업(공공 주도로 역세권ㆍ준공업지역ㆍ저층 주거지에 고밀 공공주택을 짓는 사업)에 포함될 경우 입주권을 주지 않고 현금 청산하겠다는 정부 엄포도 주택 매매 수요를 억제하고 있다.
서울 밖에서도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경기ㆍ인천 지역 아파트값은 신도시 지역에선 0.13%, 다른 지역에선 0.15% 올랐다. 명절 전 상승률의 절반 수준이다. 경기ㆍ인천 지역에선 의정부시(0.28%)와 수원시(0.23%), 용인시(0.23%) 순으로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았다.
임대차 시장 역시 전셋값 상승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명절을 전후해 0.16% 상승했다. 설 전(0.37%)과 비교하면 가격 오름폭이 50% 가까이 줄었다.윤 연구원은 "전세시장은 겨울 비수기와 연휴 영향으로 수요층 이동이 제한되며 전반적으로 오름폭이 줄었다"고 말했다. 올해 부동산114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주마다 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와 다른 시ㆍ군 지역 전셋값 상승률은 각각 0.13%, 0.15%로 조사됐다.
윤 연구원은 "정부 대책발표 효과에 따른 추세 변화 여부는 이사철이 본격화되는 3월 초까지는 지켜봐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결과적으로 2·4 공급대책에 따른 시범지역이 확정되거나 법적인 권리관계 내용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줄다리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