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차분한 연말 보낸다…술자리 실종된 송년회

입력 2008-12-1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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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기업이 올해 극심한 경기 침체로 인해 2,3차로 이어지는 음주 송년회를 자제하고 차분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들은 예년과 달리 음주가무 일색인 송년회를 자제하는 대신 어려운 시기에 좀더 의미있는 연말을 보내기 위해 불우이웃을 돕는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봉사활동으로 대체

포스코는 술자리 일색이었던 송년회를 불우이웃을 돕거나 등산 등을 함께 하며 단합을 다지는 간소한 자리로 바꾸고 있다.

포스코는 13일 희망 부서별로 송년회를 대신해 서울 동작구의 청운종합복지원 노인복지센터에서 사랑의 트리 만들기 행사를 열었다.

또한 임직원 5000여명은 매월 셋째주 자매마을이나 독거노인 거주지, 소년소녀 가장를 방문해 자원봉사를 하는 '나눔의 토요일' 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송년회를 대체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최근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기부로 '사랑의 쌀 나눔' 활동을 벌여 20㎏ 쌀 463포대를 서울과 포항, 광양 인근지역의 사회복지시설과 무료급식소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도 연말 송년회를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봉사활동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특히 연말을 임직원들이 직접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회봉사주간'으로 정하고 발로 뛰는 봉사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임직원들은 4억3000만원 상당의 '사랑의 쌀' 1만포를 전국 1만 가구에 지원하고 자매결연이 돼 있는 복지시설 250여곳을 방문해 생필품을 전달할 예정이다.

삼성은 부서별, 팀별로 송년회를 하고 있는데 해가 갈수록 '술먹는 망년회'는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는 음주 망년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분위기다. 삼성은 대신 임직원들이 송년회와 별도로 연말에 불우이웃 돕기 등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롯데, 현대, 신세계 백화점 3사는 올해는 비용 절감을 위해 회사 차원의 회식비나 부비 지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대기업 달력 인심 줄어

서민들의 달력 공급자 역할을 톡톡히 하던 약국에서 올해 연말에는 달력을 찾아보기가 예년만치 쉽지 않다. 상위권 제약사들이 올해 달력 제작물량을 20~60% 줄였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대비 제작량을 20%을 줄였으며 한미약품의 배포량은 지난해의 30% 수준에 그쳤다. 대웅제약도 제작량을 소폭 줄여쏙 일동제약은 지난해에 비해 30% 가량 적은 수량을 제작했다.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제약협회에 각 업체별 달력이 쌓일 시기인데 올해는 달력이 도통 보이질 않는다"며 "달력을 만들지 않는 업체가 늘고 있고 올해는 제작량도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KT는 작년만해도 전사차원에서 달력을 제작해 부서별로 배포했으나 올해는 예산절감 차원에서 고객부서, 영업부서의 수요를 파악해 배포키로 했다.

경기 침체와 실업난 때문인지 달력 테마도 자극적이거나 화려함 보다는 차분함과 따스한 정(情)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올해 달력에는 어려웠지만 사람 사이의 따뜻한 정이 있었던 아름다운 시절이란 주제로 60~80년대 한국인들의 모습을 찍은 흑백 사진을 담았다.

삼성은 사진작가 이경세씨가 산을 주제로 찍은 작품과 소반, 도자기 사진이 담긴 달력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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